2001년말부터 회사채·주식등 투자규모 급감
미 금융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지난 2001년 말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각에선 미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헤게모니를 잃은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지난 90년대 미 정보기술(IT) 산업의 중흥에 힘입어 미 금융자산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은 10년간 5배 이상 증가, 정점이었던 지난해 말 한 때 5,000억달러를 약간 웃돌았다.
그러나 UBS 와버그에 따르면 엔론 등 기업 스캔들과 9ㆍ11 테러에 대한 후유증으로 올 5월말 현재 지난 12개월동안 미 금융자산에 대한 외국자본 순유입액은 14% 감소, 4,500억달러선에 그치고 있다.
최근 3개월간의 집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소폭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주식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데 지난 2001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외국인은 미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견지, 이 기간동안 대략 300~600억달러 규모의 외국자본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감소, 5월 현재 2,480억달러에 달했던 외국자본 순유입액은 12개월새 1,890억달러로 24% 줄었다. 이를 두고 일부 분석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이 가지는 헤게모니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 회사채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는 아직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동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는 외국인들은 아직도 미국을 1순위로 두고 있다는 반론이 우세한 상태다.
김창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