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술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세 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페어와 미술품 경매 등 집계가 가능한 행사의 매출을 비교해 본 결과 10월 현재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314%나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국제아트페어 등 국내 5대 아트페어와 서울옥션ㆍK옥션 등 양대 경매회사의 정기 경매 낙찰 총액을 기준으로 한 올해 미술시장 규모는 546억원, 지난해는 174억원이었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경매시장. 서울옥션과 K옥션의 10월 현재 올해 총 매출은 412억원으로 119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 볼 때 경매가 미술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 경매업계 한 관계자는 "경매가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돌입한 시기는 낙찰률이 80%이상을 기록한 지난해 말부터"라면서 "이벤트 성격이 강한 특징으로 일반인들도 경매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술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트페어도 선전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주요 아트페어로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화랑미술제, 아트서울전과 한국구상대제전, 마니프 국제아트페어, 국제판화미술제(SIFA) 등을 들 수 있다. 5대 아트페어의 판매실적은 1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보다 아트페어 규모가 커지고 내실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KIAF에는 지난해보다 30여개가 많은 14개국 150여개 화랑이 참가했으며, 관람객도 지난해보다 두 배가 늘어난 5만명이 다녀갔다. 판화와 사진을 판매했던 국제판화미술제(SIFA)에서는 중국(레드게이트 갤러리)ㆍ일본(니시무라 갤러리)ㆍ프랑스(보드앙누봉 갤러리) 등 유명 갤러리가 참가해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미술시장에 부는 훈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위 10%가 즐겼던 미술시장의 소비자들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병식 경희대학교수는 "올해는 경매를 중심으로 한 미술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했다"라며 "가격확인과 작품 신뢰 등 경매가 가진 매력으로 일반인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미술시장을 이끌고 나가야 할 갤러리까지는 온기가 전해졌다고 확언하기 힘들다"라며 "거래 투명성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작품가 기준 설정 등 갤러리 운영상의 근본적 문제들을 개선치 않으면 미술시장의 근본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