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조업 창업열기 다시 살아난다

지난해 신설법인 5만6830개… 7년만에 최대<br>교수·연구원 출신 벤처창업 5년 만에 상승반전


수도권의 한 대학 부설연구소에 근무하던 김(38)모 연구원은 지난해 가을 동료 3명과 함께 오랜 논의를 거쳐 새로 벤처기업을 차렸다. 10년 넘게 연구소에만 갇혀있던 그의 무기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기술이다. 김씨는 "정부가 벤처육성에 나서는 등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어 고심 끝에 창업을 결심했다"며 "해외에서도 수요가 높아 나름대로 사업성에 자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지원책에 힙입어 제조업 창업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남다른 기술력을 갖춘 교수나 연구원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기업가정신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8일 중소기업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법인수는 지난 2008년보다 11.7% 늘어난 5만6,830개를 기록했다. 이는 16개 시도별 신설법인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제조업 창업의 경우 지난해 1만4,047개나 탄생해 지난 2008년 보다 38.7%나 늘어나며 업종별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정밀기기(70.9%)나 기계 금속업(51.9%) 등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업종일수록 창업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신설법인은 지난 2006년 8,548개에 머무르는 등 최근 몇 년간 1만개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며 1만4,000개를 넘어섰다. 또 제조업이 전체 신설법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6년 16.9%에서 ▦2007년 19.4% ▦2008년 19.9%에 이어 지난해 24.7%로 훌쩍 높아져 눈길을 끌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지난해 최저자본금제가 폐지되고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심리가 퍼지는 등 정책적ㆍ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제조업 창업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켠 것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교수 및 연구원들의 기업가 정신도 되살아나고 있다. 중기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교수ㆍ연구원 출신 벤처기업 창업은 5년 만에 상승반전했다. 교수ㆍ연구원 벤처창업 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 1,764건으로 이미 전년(1,555)수준을 뛰어넘었다. 아울러 정부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실험실 창업 지원사업에는 총 634명 중 307명이 교수 및 연구원이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에도 818명 중 교수 및 연구원이 52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순 벤처기업 책임연구원은 "최근 위축된 벤처생태계를 되살리는 움직임과 더불어 녹색산업 등 신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사회적인 육성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관련 기술력을 지닌 연구원들이 다시 창업에 나서고 있다"며 "창업초기기업이 실제 성장하고 성공모델이 많아지면 사회전반으로 기업가 정신이 오래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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