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앞둔 업체들의 고민이 심각하다. 선착순으로 분양하자니 신청자들의 밤샘사태가 뻔하고 일반분양을 통해 공급하자니 분양효과가 떨어질 것 같아서다.원래 주상복합아파트는 업체들이 분양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일반분양해야 하지만 건축법 적용을 받는 주상복합은 예외다. 이때문에 업체들은 주로 선착순으로 주상복합을 공급해왔다. 모델하우스에서 곧장 신청을 받기 때문에 판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고민하는 것은 최근 건설교통부의 「권고」 때문이다. 올들어 인기리에 분양됐던 일부 주상복합이 인기를 끌면서 신청자들이 며칠밤을 꼬박 새면서 줄을 서는 등 물의를 일으키자 건교부가 직접 『가급적 선착순 분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형식은 권고지만 여론과 정부방침에 민감한 업계로서는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권고인 셈이다.
삼성중공업건설부문은 목동 쉐르빌에 대해 가구수의 일정배수내에서 신청을 받아 추첨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 단 일괄적으로 무작위 접수를 하는 대신 동·호수를 지정해서 따로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또한 신청자가 지나치게 많이 몰리면 선착순 분양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있어 아직 확정은 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역시 기존의 선착순분양은 피한다는 것 외엔 정확한 방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먼저 분양하게 될 삼성측의 분양방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아크로빌을 공급할 대림산업은 서울시 동시청약을 통해 일반아파트처럼 공급하기로 확정했다. 신청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줌으로써 선착순 분양에 따른 문제의 소지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