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집값잡기 총력전] 50~60조원 시중 부동자금 증시로 유입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시중 부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인할 자본시장 활성화대책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어떤 대책이 나올지, 어느 정도나 약발이 먹힐지 주목되고 있다.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계속 유입되는 한 폭등하는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50조~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과잉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입해 부동산도 안정시키고 생산자금으로도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그러나 경제의 펀더멘탈이 반영되는 증시를 둘러싼 거시경제여건이 신통하지 않은데다 부동산만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투자상품도 없어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ㆍ관 합동으로 자금선순환 물꼬=50조~60조원 정도인 시중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물꼬를 터준다는 게 자본시장 활성화대책의 핵심이다. 증권업계도 정부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 시장의 자율성을 높이고 투자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증권ㆍ투신사 사장단회의에서 활성화대책을 모색한다. 지난 6월 노무현 대통령과 재계 인사들과의 오찬 이후 정부와 증권업계가 공동으로 증시부양책을 준비해온 만큼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는 `눈치보기식 건의안`이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연ㆍ기금의 주식편입한도확대 ▲주식저축부활 ▲사적연금의 매매차익에 대한 법인세 면제나 배당투자자의 배당금에 대한 배당세 면제 등 세제 혜택 ▲시가배당제 활성화 ▲거래세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건의안을 이번 회의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이르면 다음중 대책 발표=재경부는 이르면 내주중 종합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구조조정지수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 나온 배당지수처럼 지배구조우량기업 50개사를 근거로 한 구조조정지수를 연내에 선보인다. 증권거래소와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가 실무작업중이다. 구조조정지수가 개발되면 구조조정지수펀드를 판매될 수 있다. 판매 예정시기는 내년초. 지수편입대상기업은 ▲오너의 소유지분과 지배력(의결권)간의 괴리가 낮은 기업 ▲사외이사제가 활성화되거나 기업투명성이 높은 기업 등이다. 또 예금 등 확정급부형 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하는 대신 실적배당형 금융상품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할 방침이다. 배당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도 비과세가 유력하다. 정부는 내년 1월 시행될 `간접투자자산운영법`도 금이나 부동산ㆍ영화 등 다양한 자산이 증권시장의 영역으로 편입돼 시장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효 있을까=정부는 이밖에도 금융시장 전체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기업규제 최소화(중복규제 통합ㆍ국내기업 역차별 해소ㆍ준조세 축소) ▲은행대출 등 간접금융 정상화(BIS자기자본비율 탄력적용ㆍ금융기관 여신담당자에 대한 사후책임추궁 완화ㆍ기업대출 비중 높은 금융기관에 총액대출한도 확대 등 인센티브 제공) ▲장기국채 발행확대 ▲금융자산 보유자의 세부담완화-이자소득세 인하 등이 주내용이다. 그럼에도 정부 대책의 약효는 여전히 의문이다. 모처럼 민관협력 체제가 가동될 예정이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경제 펀더멘털이 확고하지 않는 탓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의욕이 되살아 나지 않는 한 백방이 무효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 외부 여건을 함께 풀어나가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자금을 생산과 주식시장으로 유인하려면 설비투자증가→장기금리상승→장단기금리차확대ㅍ장기예금증가→단기부동자금축소→자금시장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구도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구찬기자, 김현수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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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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