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중계권 싼 마찰도 한몫 KBS "내달부터 중계 확대"'제발 프로야구 중계 좀 해주세요'. 예년의 경우 주말마다 지상파 TV 프로그램을 메우던 프로야구 중계가 월드컵 이후 사실상 사라져 야구팬들의 원성이 높다.
독점 중계권을 보유중인 KBS는 지금까지 월드컵 전 세 차례, 월드컵 이후 단 한차례 프로야구를 중계했다.
그나마 월드컵 이후 분은 밤 시간대를 이용한 중계방송. 이러한 '야구홀대'는 케이블, 위성의 스포츠 채널도 큰 차이가 없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TV를 통한 야구 중계가 실종되다시피 한 이유는 일단 프로축구의 급부상에서 찾을 수 있다.
월드컵 이후 축구 붐이 일어나면서 프로축구를 살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조성됐고 그 결과 스포츠 중계 시간의 대부분이 프로축구 중계에 할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방송사의 이기주의 대립도 현 상황에선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KBS는 지난 2000년 11월 말 프로축구 및 프로야구의 독점 중계권을 각각 2005년, 2004년 분까지 확보했다. 헌데 이 계약이 체결된 배경에는 MBC의 자사이기주의가 한 몫 한다.
같은 해 11월 초 MBC가 박찬호 선수 선발전 등 '미 메이저리그 독점 방송권'을 체결하며 재판매 규정마저 없애버린 것.
발끈한 KBS는 당시 'MBC를 제외한 어떤 방송사와도 (프로중계) 방영권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천명했고, 그 결과 중계권이 SBS 등에만 재판매 되기에 이른다. '박찬호 효과'가 대폭 줄고 프로축구 중계권이 없는 MBC-ESPN 조차 프로야구 중계가 불가능한 이유다.
방송사가 제시하는 다른 원인은 경기시간. 한 관계자는 '혹서기라는 이유로 8월까지 경기대부분이 오후6시30분에 시작돼 기존 편성 대신 방송하기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초 KBS가 한국프로야구협회와 맺은 계약에는 지상파를 통해 연간 30회의 경기를 중계한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KBS스포츠국의 이동현 부장은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그간 프로야구 중계가 어려웠지만 9월 1일 및 8일 생중계를 시작으로 점차 프로야구 중계를 늘려갈 것"이라고 답했다.
대다수의 시청자가 원거리에서 열리는 경기를 안방서 보게 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TV중계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각 방송사의 시청자를 위한 공정하고 대의어린 배려가 아쉬운 시점이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