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스코리아·모델출신… 세미프로 선발전 이색도전자 화제


‘주먹패 정팔이 아니야?’ ‘저긴 미스코리아 출신인데….’ 한국프로골프(KPGA) 세미프로투어인 로하스 챌린지투어 시즌 12번째 대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준회원 선발전 최종라운드가 나란히 열린 27일. 대회장인 경기 용인의 태광CC와 경기 가평의 썬힐GC에는 탤런트, 전 미스코리아, 푸른 눈의 모델 출신 등 ‘프로골퍼’에 도전장을 던진 이색 출전자들이 여럿 나서 눈길을 끌었다. 챌린지투어 대회에 개근 출전하고 있는 탤런트 정형기(39)씨는 소문난 실력파 세미프로골퍼. 인기를 모은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서울 명동을 주름잡은 ‘정팔’ 역할로 선 굵은 연기를 펼쳤던 정씨는 KBS 탤런트 공채 13기 출신으로 지난 98년 12월 뒤늦게 골프에 입문, 독학2년4개월만인 2001년 3월 KPGA 세미프로테스트에 당당히 합격했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 수원CC에서의 레슨 등으로 바쁜 가운데도 챌린지투어에 빠짐 없이 출전하며 정규 프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본선 상위 입상보다 어렵다는 예선을 매번 통과했으나 본선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던 그는 지난 26일 열린 11회 대회에서 2언더파 70타로 공동19위에 오르며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 미국 전문기관에서 클럽피팅 최상위 자격을 취득하기도 한 그는 연기자와 프로골퍼, 피팅 전문가 등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포부다. 이날 끝난 KLPGA 준회원 선발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들었지만 정아름(24)과 미국인 케리 본(30)은 나란히 독특한 경력과 늘씬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정아름은 지난 2001년 미스서울 선으로 본선에 나가 ‘미스 무크’에 뽑힌 뒤 최근에는 골프를 소재로 누드집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용인대에서 골프를 전공하고 있지만 공백 탓에 3라운드 합계 3타차로 탈락했다.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본은 “미국 무대에서 선전하는 한국선수의 비결을 배우고 싶다”며 도전했으나 마지막 날 85타로 부진해 역시 좌절했다. 중국 칭다오에서 응시원서를 들고 온 쏭수칭(26)은 이날 커트라인보다 10타나 낮은 성적으로 가볍게 합격, KLPGA 사상 첫 중국인 멤버(준회원)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보다 앞서 쇼트트랙 스타 전이경(29)이 2003년 KLPGA 세미프로 테스트에 합격해 골프계에 발을 들였다. 또 KLPGA 2부투어에서 활동중인 조윤주(31)는 99년까지 핸드볼 골키퍼로 뛰다 2001년 세미프로골퍼가 된 케이스다. 이처럼 최근 다양한 분야 경력자들의 도전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프로골퍼를 하나의 ‘자격’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어 대회 출전이 아니더라도 티칭 등의 진로 선택이 가능하고 기존의 분야에서도 프로골퍼라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티칭이나 세미프로를 준비하는 순수 아마추어골퍼들이 늘어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한편 프로골프계 관계자는 “국내 골프가 활성화하고 프로페셔널리즘이 정착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 이색 경력자들의 도전은 골프에 대한 새로운 흥미와 관심을 부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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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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