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좌중을 압도하다

제3보(48~65)


흑61에 박영훈은 32분의 시간을 썼다. 작전의 기로에 해당하는 어려운 장면이므로 고심했던 것인데 이 장고는 대국상대인 10년 연상의 윤성현에게 또 다른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윤성현의 착점속도가 한결 빨라진 것이 그 반응이었다. 후배의 장고가 윤성현에게 다소 짜증을 주었던 듯하다. 흑63, 65는 호방한 취향. 그러나 백66이 놓이자 상변의 백진도 이상적으로 부풀었으므로 검토실에서는 65로 다른 궁리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검토실의 최명훈8단이 주장한 그림은 참고도의 흑1 이하 13까지. 이것이라면 흑이 유망해 보인다는 얘기였다. 복기시간에 그 얘기를 들은 박영훈은 간단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물론 흑이 좋아요. 그러나 백은 어떤 식으로든 수순을 비틀고 대들 거예요. 이를테면 백4로 A에 몰고 흑이 B에 내려설 때 C에 따낸다든지…. 그 코스면 흑이 아주 거북하잖아요.” 검토하던 선배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때 서봉수가 툭 던진 한마디. “영훈이가 타이틀 따더니 좌중을 압도하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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