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률 90%육박 일부 130% 넘기도벤처붐으로 테헤란밸리 일원 사무실 구득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강남지역 빌딩 경매물건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낙찰가격이 감정가격보다 웃도는 물건이 잇따르고 수백억원대 빌딩에 수십명씩 몰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강남지역 빌딩경매 낙찰가률(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은 서울지역 빌딩을 포함한 근린시설 평균인 60%보다 30%포인트 높은 90%대에 육박해 「개미군단」위주의 아파트낙찰가율과 비슷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같은 빌딩경매 과열현상은 강남 빌딩이 「금값」이 되자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을 매입할 수있는 경매시장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법원경매 컨설팅업체인 영선코리아의 김기수(金基洙)사장은 『지난해말부터 강남 사무실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경매 빌딩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며 『건설업체들로부터 빌딩이나 빌딩부지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낙찰가율 130% 웃돈다=지난 4일 서울지법 경매3계에서 실시된 강남구 삼성동 107의 11(사건번호 98-4416)의 3층 건물은 낙찰가율이 무려 130%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같은 낙찰가율은 이 건물이 경매시장에 처음나온 신(新)물건이어서 최초 응찰가격이 높았던 것(유찰될 때마다 20%씩 인하된다)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치다.
대지면적이 419평으로 비교적 넓은데다 아셈타워 맞은편 코너에 자리잡아 기존건물을 헐고 신축할 경우 상당한 수익이 예상돼 경매전문투자자들로부터 일찌감치 주목받던 물건이다.
감정가격이 61억원인 이 물건은 10여명이 경합한 끝에 82억3,300만원에 L건설이 낙찰받았다. L건설은 벤처전용 오피스를 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지난달 29일 서울지법 경매5계에서 진행된 대치동 D빌딩도 낙찰가격이 감정가격을 웃돌았다. 감정가격 75억인 이 빌딩은 B전자회사가 75억7,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수백억대 물건에 수십명씩 몰린다=빌딩은 덩치가 워낙 커 개미군단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많아야 10명정도 응찰하는게 보통.
그러나 최근 벤처붐으로 오피스 수요가 급증하자 벤처기업·건설회사등 기업들이 응찰대열에 대거 합류하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지난 3월28일 본원 11계에서 실시된 서초구 서초동 지하5층 지상 20층짜리 빌딩(감정가 386억원)의 경우 20여명이 몰렸다. 또 같은날 본원13계의 강남구 삼성동 5층짜리 빌딩은 무려 50여명이 응찰하는 과열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물건은 2차례 유찰돼 가격이 크게 떨어진데다 감정가격도 49억원에 불과한 미니빌딩이어서 개미군단이 대거 참여했다고 경매업계는 설명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권구찬기자CHANS@SED.CO.KR
입력시간 2000/04/17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