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봉책"… 시퀘스터 리스크 기다린다

■ 美 재정절벽 협상 타결됐지만<br>예산삭감 방식 합의못해 2월말까지 논의 끝내야<br>공화 "양보없다" 역공 별러 실패땐 또 디폴트 위기


미치 매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12월31일(현지시간) 밤 타결된 재정절벽(정부 재정지출의 갑작스런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 협상안에 대해 "나는 댄스파트너가 필요했다. 그리고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다가갔다"며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미국경제를 절벽 아래로 추락하기 직전에 멈춰 세운 미봉책일 뿐 위기상황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2월 말로 미뤄놓은 예산삭감 방식에 대한 논의를 양측이 계속 진행해야 하는데다 이번에 타결된 부자증세안과 관련해 민주ㆍ공화 양당 모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워싱턴발 정치적 리스크가 여전히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부자증세안 논의과정에서 크게 물러난 대신 2월 말까지로 예정된 예산삭감 방식 논의에서는 승기를 잡으려고 벼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시 한번 양측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는 정치적일 뿐 실제로는 텅 빈 것"이라며 "미국의 부채상황이 변한 것도 아니고 적자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그는 "이제 2라운드가 시작됐다"며 "우리는 미국의 비전과 방향을 테스트하기 위한 지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16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정부 부채한도를 소진한 상태다. 이에 대해 양당은 재무부가 일부 회계항목을 돌려 2월 말까지는 현재 재정으로 버틸 수 있도록 임시처방을 해놓자 이를 받아들였다. 뒤집어 말하면 2월 말까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또다시 지난 2011년 여름과 마찬가지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2월에 예산삭감 방식에 합의하지 못하면 10년간 1조2,000억달러, 연간 1,09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 자동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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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은 증세안 논의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화려한 언변에 막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지만 예산삭감 방식 논의과정에서는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역공을 펼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증세안 합의과정에서 터져 나온 민주당 내 불만의 목소리도 향후 백악관과 의회의 또 다른 정치협상 과정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제 연소득 45만달러가 중산층 정의의 기준이 됐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연소득 25만달러를 증세 기준으로 정했던 대선공약에서 너무 멀어졌다는 불만이다.

이를 두고 에드워드 루스 파이낸셜타임스(FT) 워싱턴지국장은 블로그를 통해 "소위 '워싱턴 리스크'로 불리는 정치불확실성 탓에 미국경제가 안갯속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2013년은 미국에 절벽의 연속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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