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發 금융불안] 뉴욕 실물경제도 흔들린다

미술품등 사치재시장 매출 크게줄고<br>은행간 대출 꺼려 대기업도 '자금난'<br>소비침체 심화땐 美경제 타격 커질듯


월가의 금융 위기와 은행 위기가 빠른 속도로 실물 경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뉴욕 소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역대 최고의 보너스 축배를 들었던 월가는 불과 1년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 투자은행들은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1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이들의 추락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WSJ에 따르면 보석과 자동차, 요트, 패션, 성형 등 월가가 리드해 온 사치재 소비가 금융 위기의 희생자로 부각하기 시작했다. 고급 보석 디자이너 티나 탕은 "그리니치 빌리지 매장의 8월 매출이 지난해 보다 50% 가량 줄었다"며 "이번 달 매출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술 시장 역시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25만 달러 이상의 상위급 작품으로는 향방을 잃은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중견 화가들의 작품은 잇따른 구매 취소로 가격 하락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대신 보석 매매업은 호황이다. 보석 매매업자인 토비나 칸 씨는 "보석이나 금시계 등을 빨리 내다팔려는 고객들이 늘면서 하루 문의 전화가 종전 4~5 통에서 40통으로 급증했다"며 "상당수가 상속 물품이나 막대한 보너스 등으로 구입한 값비싼 금시계 등을 처분하려는 30대"라고 전했다. 은행들이 위기에 빠지면서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어음(CP) 시장은 급속한 위축세를 보이며 기업활동 축소와 생산량 절감 우려를 낳고 있다. WSJ은 "미국 최고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조차 평상시보다 1.5%포인트 오른 3.5%의 이자를 내야 CP를 발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정부가 '백기사' 역할을 자청하고 있지만 재정적 어려움과 싸워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연방정부는 AIG 구제를 위해서도 기존 금융 재원이 아니라 새 채권을 발행, 충당해야 하는 처지다.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처분을 위해 미 정부가 쏟아 붓는 비용은 현재 1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미 정부가 이런 문제를 모두 떠안을 능력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9조6,340억달러(약 1경1,016조원)에 이른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더 투입하면 재정적자는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 인터넷판은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지로서 미국이 누렸던 영광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미국 경제는 지난 2000년 이래 주택, 소비 부문에 과투자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이번 금융위기는 비즈니스 및 인프라 투자로 자본 이동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낙관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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