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조정세를 보인 뒤 돌아오기 시작한 펀드 투자자금은 성장주보다 가치주 쪽을 노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14일 기준 723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자금이 몰렸고 이 기간 동안 들어온 자금은 2,563억원가량 된다. 8월 말부터 사상 최장인 44일 연속 순유출되며 6조1,043억원이 빠져나간 뒤 펀드 투자가 재개된 것이다.
이 자금은 가치주펀드 위주로 들어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부터 14일까지 가치주 펀드의 대표격인 'KB밸류포커스'에 3,09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또 '신영밸류고배당(498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247억원)' 등에도 수백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이스트스프링베스트그로쓰(-108억원)' '삼성코리아대표(-6억원)' 등 주요 성장주 펀드들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가치주펀드 위주로 펀드투자가 재개된 것은 가치주 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87%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이 -1.74%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14.96%)'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8.16%)' 등 주요 가치주 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삼성코리아대표 1[주식](A)(-6.27%)' '한국투자한국의힘 1(주식)(A)(-5.04%)' 등 성장주 펀드들은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이경민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가치주펀드들의 올해 수익률이 높아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의 조정세가 코스피지수보다 커서 중ㆍ소형주에 많이 투자하는 가치주펀드들의 투자가 유망해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0.95%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4.3% 떨어졌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는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중소형 종목들이 많이 생겼다"며 "현재 장세는 중소형주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