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나일론 원사값 작년수준 못벗어경제 전반에 걸쳐 '봄기운'이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섬유업계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제품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량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은 물론 내수도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섬유 원료인 폴리에스터 원사(75데니아 범용기준) 가격은 최근 kg당 85센트로 지난해말보다는 10센트정도 상승했으나, 지난해 최고수준이었던 95센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나일론, 스판덱스 등 다른 제품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섬유제품 가격이 바닥을 확인한 정도"라며 "재고물량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료뿐만 아니라 직물 및 의류 등 다른 섬유류 가격도 여전히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 2월중 화섬 제품의 평균 수출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하락한 ㎏당 4달러 33센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섬유수출액은 2월중 9억7,65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1% 감소했고 물량기준으로도 지난해보다 20.5%나 줄어 든 23만톤에 그쳤다.
그 결과 올 1~2월 누계기준으로 섬유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3.6% 감소한 20억4,599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지난 수년간 경쟁적인 설비 확장에 따른 휴유증이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섬산련 관계자는 "섬유경기 침체는 미국 등 선진국들의 수요 회복 지연과 중국 등 후발국들과의 경쟁 지속으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계적인 공급과잉 압력이 제거되지 않는 한 섬유류 가격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ㆍ인도 등 섬유 수출국간에 감산협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나 각국의 이해가 달라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며 "화의ㆍ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중인 국내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조기에 완결해 정상 가동업체들의 활로를 뚫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