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국제 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갱신했다. 반면 수급불균형으로 구조적인 고통에 노출된 유화업계는 기초원료값 폭등 충격을 자체 흡수하기도 쉽지 않다. 시장 주변에선 “유화업체들마다 공장 가동을 중단할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심리적 공황상태에 내몰렸다”고 전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일본도착도 가격(MOPJ)이 톤당 897.5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21일에는 장중 900달러를 넘어선 시세가 형성됐다. 이는 지난달 3일 톤당 890.375달러를 기록한 이후의 최고치다. 유화업계는 나프타 가격 톤당 900달러를 감산 또는 공장 셧다운을 고민해야 하는 한계선이라고 보고있다. 나프타를 분해해서 생산하는 에틸렌, 프로필렌, 방향족 등 제품 가격에 원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5년 평균 톤당 500달러이던 나프타 국제 시세가 지난해 700달러까지 올라 원가부담이 40% 증가한 반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국제시세는 2005년 톤당 1,100달러에서 지난해 1,400달러로 27% 증가한 데 그쳤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프타가 톤당 900달러 이상으로 올라 앞으로는 노마진 상태에서 버텨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문제는 톤당 900달러 시대를 맞은 나프타 가격이 앞으로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가 유지될 경우 경우 나프타 가격은 톤당 960~970달러까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실상 유화업체들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을 현실화할 때까지 나프타 가격 인상을 늦추고 있다”면서 “유화업계가 가격을 인상하면 곧 이어 정유사들의 나프타 공급가격도 대폭 인상, ‘유화 노마진’환경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노마진 제품들에 대해 생산을 축소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SK에너지는 방향족(BTX) 공장 가동율을 70%까지 낮춘 상황이고 GS칼텍스 역시 같은 제품 공장을 90%만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