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이 고가에서 저가 스마트폰 쪽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주 주가는 그동안 갤럭시S4 등 신제품 판매를 전후해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가 스마트폰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부품주 주가 흐름도 저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와 고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고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선두업체들이 중저가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그랜드ㆍ갤럭시미니ㆍ갤럭시메가 등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고 애플도 내년 저가형 아이폰을 선보이며 신흥국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홍승표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상 정보기술(IT)기업들은 혁신형제품 위주로 수익성을 추구하다 제품보급이 확대되면 결국 보급형제품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수익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양적 성장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이 확대되면 복고풍 부품주들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고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보다는 액정표시장치(LCD), 카메라화소는 1,300만화소대 고화질보다는 800만화소 등 중저화질 부품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일부 종목의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중저화질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파트론의 주가가 이달 들어 8.81% 올랐고 중소형 LCD모듈을 생산하는 디스플레이텍 주가도 이달 들어 1만350원에서 1만2,100원까지 14.46%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홍 연구원은 "중소형 LCD용 백라이트유닛(BLU)용 프리즘시트를 생산하는 엘엠에스, 삼성전자와 애플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이라이콤, 삼성전자에 중소형 LCD모듈을 넣고 있는 디스플레이텍이 중저가 스마트폰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며 보급형카메라모듈업체인 파워로직스, 스마트폰 배터리팩과 케이스를 생산하는 이랜텍 등도 원가경쟁력이 높아 중저가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하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스마트폰 부품주에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가 스마트폰과 달리 중저가 스마트폰은 마진이 적기 때문에 납품물량만 늘어나고 수익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하이엔드급 고가 스마트폰이 줄고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 결국 부품업체들은 물량싸움으로 갈 것"이라며 "이익의 총량이 높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