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24일 장중한 때 900포인트를 돌파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호주머니는 썰렁하다.개인투자자들이 증시호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사실 개인들은 지난 5월까지 짭짭한 재미를 보았다. 개인들이 선호하는 증권, 건설, 은행등 소위 대중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월14일 지수가 814포인트를 넘어섰다가 700선이 붕괴된 5월24일 이후부터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일부 개인들은 활황장에서 투자손실을 입기도했다.
시장주도주가 기관화장세 전개와 함께 유동성장세의 최대 수혜주였던 금융업종에서 한국전력, 삼성전자등 이른바 빅5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개인선호종목이 퇴조하고 기관선호종목이 시장을 주도한 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25일 이후 주가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주도주 변화와 주가 상승률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5월25일 이후 23일 현재까지 빅5 지수는 40.9% 정도 상승했으나 다른 종목들의 상승률은 27.1%에 불과했다. 특히 빅5를 제외한 923개 종목의 실제 체감지수는 793포인트에 머물로 단순한 지수비교상으로 개인들은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개인들은 투자자금 규모가 많아야 몇천만원이기 때문에 빅5의 고가주를 매입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대부분 2~3만원대 종목이나 그 이하 가격의 종목을 선호하게 된다.
또 지수가 800포인트를 회복하고 저항선인 850포인트를 돌파할 때까지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조정을 예상했다. 조정국면이 오면 저가에 매수할 계획이었으나 빅5종목은 이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나증권 신삼찬(申三燦) 투자정보팀과장은 『개인들은 자금사정 때문에 고가주를 매입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면서 『이로인해 지난 5월25일 이후 빅5에 의한 지수급등에서 소외되었다』고 분석했다.
申과장은 최근의 장세를 고스톱판을 빗대 고도리패를 들고 5점을 내기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오광으로 속전속결 점수를 내는 기관들에게 광박을 쓰는 양상으로 비유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앞으로 기관선호종목이 조정국면을 보일 때 저가 매수에 가담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유 개별종목을 매도하고 성급하게 기관선호종목을 매입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빅5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은 그동안 많이 올라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이 24일 지수가 900포인트를 넘자 이익실현물을 쏟아낸 게 이를 반증한다는 주장이다.
실적호전 개별종목은 보유하되 나머지 종목은 과감하게 손절매를 해 그 자금으로 조정을 받은 기관선호종목을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동원경제연구소의 강성모(姜盛模)차장은 『시가총액 상위 20개종목이 조정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결국은 이들 종목이 장세를 주도한다』면서 『기관선호종목에 대해 관심을 갖고 특히 프로그램 매매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배 기자 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