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한동총리-정몽준회장 월드컵 8강전 함께 관전

'최고의 날에 함께 한 잠룡(潛龍)들의 동상이몽(?)'태극 전사들이 아주리 군단을 천신 만고 끝에 격파한 18일 대전 경기장에는 두 명의 잠룡(潛龍)이 함께 자리했다. 그들은 바로 현재 정계개편과 관련해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이한동(사진) 국무총리다. 두 거물급 인사는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치는 감동의 드라마 앞에서 때론 흥분하고 때론 아쉬워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내보였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건각들의 플레이를 보면서도 두 잠룡은 서로 대권의 꿈을 꾸면서 '주판알'을 굴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축구로 치면 정 회장은 혜성처럼 등장해 부실한 기량으로 감독(민주당)을 실망시킨 주전 스트라이커(노무현 후보) 자리를 노리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총리는 경기를 앞두고 감독의 눈에 들어 여차하면 주전 자리를 치고 올라갈 비책을 폐부에 숨긴 채 기술연마 중이라는 후문이다. 풍부한 A매치 경기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미가 돋보이고 숱한 검증을 거쳐 믿음직한 데 비해 여럿 감독 아래서 오랜 대표 생활로 신선미가 떨어진다는 점이 아킬레스건. 이런 사정이다 보니 18일 대전 경기장에서 마주 한 두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은 관심의 초점이 됐다. 이날 이 총리와 함께 경기를 관람하던 배석자 중 한 명이 "'HIDDINK FOR PRESIDENT'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고 얘기하자 다른 배석자가 "그럼 이 총리님 경쟁자네"라며 거들어 이 총리가 싫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포커 페이스로 알려진 이 총리 심경의 일단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총리는 19일 "우리 민족은 IMF란 민족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왔다"고 말하면서 "일부에서 월드컵 특수를 의문시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이는 단견일 뿐"이라며 자신의 재임 중 치적을 자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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