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월 25일] 발상의 전환

"나는 여러분 머릿속에 꼭 들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지도입니다. 만약 머릿속에 한국지도만 들어 있으면 관심이 한국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한국지도만 있으면 한국에만, 서울지도만 있으면 서울에만 있게 됩니다. 21세기를 사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은 이미 서울과 한국ㆍ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가야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전 긴급구호팀장이자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의 저자이기도 한 한비야씨가 어느 강연장에서 한 말이다. 그에 따르면 월드비전은 한국전쟁 때 한국 고아나 미망인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우리나라는 지난 1850년부터 1990년까지 월드비전에서 원조를 받았지만 1991년부터는 우리나라가 다른 곳을 도와주게 됐다고 한다. 한국에서 생긴 월드비전이 백여개 국가에서 일을 하고 전세계에서 1억여명을 돌보고 있다. 대한민국만이 유일하게 남의 도움을 받다가 이제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남문기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필자에게 책을 한권 선물했다. '미국 땅에 한인 대통령을 만들자'는 언뜻 보기에 다소 황당한 제목이 붙은 소책자였다. 부제는 '이 땅 젊은이들을 향한 외침!'이었다. 남 회장은 단돈 300달러를 들고 미국에 건너가 청소부로 시작해 꿈과 열정만으로 미주 한인 최대 부동산 회사인 뉴스타그룹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요지인즉 한국인 1,000만명이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도 호주나 캐나다가 아닌 필히 미국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1,000만명만 미국으로 나가면 대학입시문제도, 부동산문제도, 취업문제도 자동으로 해결된다는 말이었다. 이들이 미국에 가서 할 일의 예로 와이오밍주나 몬타나주에 가서 한국 소를 기르는 축산업 등을 들었다. 한국 돈 5억원이면 EB-5비자 발급이 가능해 서울에서 약 132m² 크기의 아파트 한 채 값이면 넓고 넓은 목장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우리 한우를 미국에서 기른다?' 어쨌든 그의 주장이 너무 대범하고 파격적이라 실현 가능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지금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아는 물론 전세계도 점차 일일 생활권으로 좁혀지고 있는 시대에 '바람의 딸 한비야' '남문기 미주한인회장'처럼 한민족이 세계를 무대로 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골프의 신지애, 축구의 박지성, 예능의 원더걸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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