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불황에 맞서는 기업들] <상> 생존게임에서 살아남기

해외 신시장 개척등 "위기를 기회로"<br>나라엠앤디, 獨클라스 車부품 아웃소싱 파트너로<br>업체마다 사업재편·해외출장등 눈코 뜰새없어


[불황에 맞서는 기업들] 생존게임에서 살아남기 해외 신시장 개척등 "위기를 기회로"나라엠앤디, 獨클라스 車부품 아웃소싱 파트너로업체마다 사업재편·해외출장등 눈코 뜰새없어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인천=김흥록기자 rok@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LCD장비업체를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이달 초 납품 대기업과 가진 한 간담회에서 "어려운 시국을 잘 견디고 내년 하반기에 다시 보자"라는 말을 듣고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가뜩이나 주문이 줄어들어 재고마저 쌓여 있는 터에 내년 상반기에는 아예 추가 수주를 기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 사장은 대신 태양광에너지 개발에 내년 예산의 60% 이상을 쏟아붓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바꿨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을 50명으로 늘리고 미국이나 중국 등지에 태양광에너지 관련 합작법인도 세울 꿈을 키우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불황기를 맞아 비상경영에 돌입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신시장을 찾아 세계 시장을 두드리는 등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금융위기 여파로 해외 현지공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보다 싼 부품 공급처를 찾아 나서면서 한국이 글로벌 아웃소싱의 유망 전진기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 일본이나 유럽 등지의 기업들은 원가절감 노력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환율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한국 중소기업들에 부품을 공급해줄 수 없냐며 문의해오고 있다. 국내 금형업체의 선두주자인 나라앰엔디는 최근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클라스사에 향후 2년간 최소 200만유로 이상의 제품을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동안 유럽 현지에서 금형제품을 공급하던 클라스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거래선을 다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난 나라엠엔디를 주요 파트너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남화 재무이사는 "품질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구조조정작업은 지금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의 숙제"라면서 "그간 납기와 품질 등에서 신뢰를 쌓아온 덕에 세계적 구조조정 시기에 큰 수혜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K특수공구의 김모 대표는 요즘 하루일과가 끝나면 인터넷에 접속해 일본의 공구사이트나 대리점을 찾느라 밤이 늦은 시간까지 일한다. 10월 이후 자동차업체의 주문량이 30% 이상 줄어들어 새로운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달 중순 제품 샘플이 들어 있는 가방 하나를 달랑 들고 처음으로 해외출장까지 다녀왔다. 사정이 워낙 다급하다 보니 비용을 절감하고 공장을 지켜내기 위한 기업의 눈물겨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금속가공업체인 P사는 최근 일감이 60% 정도 줄어들어 전직원 45명이 10명씩 돌아가며 열흘씩 무급휴가를 보내고 있다. 별로 챙기지 않았던 연차휴가도 하루도 빠짐없이 가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회사 대표는 "현재 상황에서는 직원 모두를 휴가 보내고 싶지만 이 추운 겨울에 어디로 내보내겠느냐"며 "내년 초까지 매출 감소가 지속되면 조업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남동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D사도 지난달부터 공장 조명의 절반을 끈 채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가 고장 났지만 수리비 15만원을 청구하기 힘들어 고치지 못하고 있을 정도"라면서 "내년 봄 자동차 경기가 좀 나아질 수 있다고 하니 그때까지 견뎌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경우다. 일부 기업은 이미 생산라인을 없애는 사업 구조조정에 이어 감봉이나 감원 등 인력 구조조정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전자부품 회사인 A사 역시 최근 버티고 버티다가 마침내 150명의 정규직 가운데 50명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회사 사장은 "갑자기 일감이 들어오지 않는 한 앞으로 남은 일은 회사 자체를 파는 것밖에 없다"면서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헐값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411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비 가동률은 평균 67.1%로 카드채 위기를 맞았던 지난 2003년 9월(66.6%)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중기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 원자재 가격 급등, 원화 절상, 키코(KIKO) 사태 등을 겪었던 중소기업들이 최근 대기업 생산 중단 등의 영향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며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아서고 정부의 지원책이 그나마 효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한 가닥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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