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방그룹/“사랑’으로 사원묶어 초고속 성장(재벌)

◎협력업체 대부분 10년이상 끈끈한 인연 자랑/‘불황이 도약적기’ 명퇴·감원 계획조차 없어/대구합창·합주단후원 등 문화사업도 앞장/흑두루미 먹이주기 전개/장애인용 점자사보 배포/소년소녀가장 애정잔치/기업이윤 사회환원 실천「불경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최근 몇년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특히 건설업계에 큰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우성건설, (주)건영, (주)동신등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들 잇따라 사라졌다. 지방의 중소건설업체들은 보증을 서 준 업체들끼리 먹이사슬식으로 없어졌다. 모두 어려워 할 때에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우방그룹이다. 전문분야인 주택건설에서 우방은 올해 지난해보다 2.5배가 늘어난 2만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토목에서도 굵직굵직한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레저와 식품·유통분야에서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년동안 30%의 매출신장을 기록한 우방은 올해 대망의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뛰어오르는 우방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우방사람들은 이에 대해 주저없이 「사랑」을 얘기한다.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는 다소 낯설다. 그러나 이들의 설명을 들으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랑이 사원들을 하나로 묶어 생산성향상과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이다.우방의 사랑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모임이 있다. 사원들의 자발적 봉사단체인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우방의 부장급 이하 1천3백명의 직원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사원 스스로 주체가 돼 일상업무와 정신운동을 함께 전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하자는 것이 이 단체의 목표다. 사랑모임은 현재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흑두루미 도래지인 경북 고령군 다산면 낙동강변 일대를 찾아 탐조대를 설치하고 먹이주기등의 쳬계적인 보호활동을 펴고 있다. 환경파괴 실상을 촬영해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사랑모임의 관심은 장애인에게도 폭넓게 미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발간한 점자판 사보를 무료 배포하고 있는 것은 한가지 예. 이 사보는 경북도 개도 1백주년 기념 타임캡슐 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러시아 한인들에게 한글교재를 보내주고 있으며, 소년소녀가장을 초청해 사랑큰잔치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사랑모임의 대표인 사랑촌장 이석대 차장은 『지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정신문화운동으로 「우방」브랜드를 「사랑」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사랑은 앞으로 기업이 추구해야 할 새로운 문화운동의 핵심단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목 회장도 『기업, 이웃, 가정, 자연사랑을 위한 사원들의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이 운동이 보다 효과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방의 사랑정신은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에서도 확인된다. 큰 재벌그룹도 하기 힘든 일을 우방은 「기업발전의 뿌리와 토대가 된 것은 사회며 그늘진 사회를 보살피는 것은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대구타워를 중심으로 조성된 우방타워랜드는 이 회사에 이윤을 가져오는 유망 사업이다. 그러나 조성 당시의 과정과 이후의 활동을 보면 사회사업의 성격이 짙다. 인수 당시의 막대한 채무부담과 영업채산성이 거의 없다는 자체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회장은 막무가내로 몰아붙여 우방랜드를 대구의 상징적인 문화공간으로 이끌어냈다. 『이곳 출신 기업으로서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사명감』으로 인수를 결정했다는 것이 이회장의 얘기다. 우방은 교사 출신인 이회장의 전력답게 교육사업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지난 91년 「정화교육재단」을 인수해 정화여중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92년에는 「구미전문대학」을 설립했다. 이밖에 대구실내합주단, 대구아카데미합창단, 대구남성합창단을 후원하고 있으며 대구문학, 대구문화, 빛등을 발간해 출판문화의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사랑운동으로 똘똘 뭉쳐있는 우방맨들이 남다른 애정을 갖고 회사를 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품질이면 경기불황도 무서울게 없다』며 『이 때가 바로 도약의 최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우방의 이러한 긍정적인 사고는 회사 경영방식에서 잘 나타난다. 최근 재계에 붐을 이루고 있는 명예퇴직등 감량경영이 우방에서는 사어가 되고 있다. 우방은 올해 어떤 감원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2백3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은데 이어 올 1월에는 1백10여명의 기술직 사원을 채용했다. 우방은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수주를 많이 해 올해 공사현장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필요한만큼 직원을 더 뽑을 계획이다. 우방은 사랑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인연도 크게 생각한다. 한번 맺은 인연은 상호 신뢰를 통해 커져 진흙처럼 접착성이 강하다고 여기는 것이 우방사람들이다. 완벽 시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우방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그만큼 믿음으로 맡기고 성실시공으로 보답하는 사이인 것이다. 우방은 올해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2005년에는 30대그룹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마련,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 것이다. 당장 올해 실적을 보면 이같은 약속은 빈말이 아니다. 우방은 올들어 분양한 2천여가구의 아파트를 모두 팔아치웠다. 올해 모두 2만가구를 공급해 업계의 선두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8백억원에 불과한 토목공사수주액도 올해 벌써 1천2백억원을 돌파했다. 주택부문에 치우친 매출구조를 바꿔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우방과학을 통한 식품사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DHA시리즈식품을 잇따라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곧 일본, 미국, 유럽등으로의 해외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레저사업은 우방이 회사의 사활을 걸고 의욕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분야다. 3천1백원을 들여 제주도 남원읍 수망리 일대 70여만평의 터에 36홀 규모의 골프장과 특급호텔, 전천후 물놀이시설을 갖춘 국제적 규모의 종합레저시설로 개발한다. 또 대구 우방타워랜드 1만여평 부지를 온천지구로 지정받아 모두 3백억원을 투자, 사계절 물놀이시설을 갖춘 대규모 워터파크를 조성키로 했으며 경북영덕군삼사리에는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만간 건설한다. 사랑으로 가득찬 우방의 하루하루는 변화 그 자체다.<한기석> ◎인터뷰/이순목 회장/기업키워주는 사회에 보답신념/망치들고 다니며 부실보면 파괴 「망치회장」 이순목 우방그룹회장의 애칭이다. 이회장의 차 트렁크엔 항상 망치가 실려있다. 그는 건설현장을 돌며 조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이 망치로 부숴버린다. 처음에는 심하지 않느냐고 생각한 직원들도 이제는 그 뜻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무엇이든 짓고 나면 국가의 재산이요 후대에 물려줄 유산이기 때문에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다.』 이회장은 불혹의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사업을 시작했다. 단독주택 16가구를 지은 것이 첫사업. 입주자들로부터 『집 잘 지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는 『사업의 손익 이전에 고객만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10년전 대구타워를 인수해 조성한 우방랜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이회장의 소신에 따른 결과물이다. 대구타워는 당시 다른 업체가 건설하다가 부도로 중단되면서 흉물로 남아 있었다. 초기 시설자금도 많이 들고 당장 이익을 내기도 힘든 사업이어서 인수하는데 반대가 심했다. 『당시 대구타워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그 돈으로 땅을 사 아파트사업을 더 많이 했을 수도 있고 우방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발전했을 겁니다. 하지만 우방랜드는 지금 대구시민 모두가 한번씩은 다녀갔을 정도로 사랑받는 공간이 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회장이 주위의 반대를 물리치고 이 타워를 인수한 이유다. 『기업을 키워준 곳은 사회입니다. 우방의 뿌리가 되고 토양이 돼 준 사회에 항상 고마움을 느끼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 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우방을 만들겠다고 항상 다짐한다.

관련기사



한기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