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소액 랩, 펀드와 그 나물에 그 밥"


증권사들이 펀드 이탈 투자자들을 재유치 하기 위해 내놓은 소액 랩어카운트 서비스가 기존의 펀드상품과 비교할 때 ‘그 나물에 그 밥‘식 상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랩어카운트 상품은 펀드에 비해 투자자 보호장치가 부족해 ‘묻지마 식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주윤신ㆍ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내 랩어카운트 시장 현황 및 문제점‘보고서에서 “(소액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소가입금액이 1,000만~2,000만원에 불과하거나 매월 10만원씩 적립하는 적립식 랩어카운트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펀드상품과 차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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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미국의 랩어카운트는 주로 10만 달러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제공되며 고객의 투자 목적ㆍ기간ㆍ위험선호도에 따라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고 소개했다. 반면 최소가입금액이 1,000만원까지 낮아진 국내 랩어카운트는 단순히 목표 수익률 등만 지정하는 수준이어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라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한 랩어카운트에 대해 “높은 수수료 및 성과보수체계는 자산운용자의 위험추구 행위를 조장해 투자자 손실을 증가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분산투자원칙 및 수익자총회 규정 등의 투자자 보호장치를 둔 펀드와 달리 (랩어카운트는) 투자자보호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곁들여졌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위험을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펀드보다 높은 수수료율과 펀드 이탈 고객의 재유치 등을 노리고 소액 랩어카운트 출시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5월말까지 20조7,000억원 감소한 반면 랩어카운트 투자금액은 같은 기간 중 1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말 현재 랩어카운트의 총 투자금액은 27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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