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게임업계 인문학 바람

"상상력·창조성 기초 제공"<br>직원들 대상 철학 강의<br>도서 구입비 지원도 나서


게임업계가 인문학에 빠졌다. 유명인사를 초빙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열거나 인문학적 요소가 가미된 게임 시나리오를 공모하는 등 게임업계에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매달 두 차례씩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등이 강의에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철학,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강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참가자들이 책을 사볼 수 있도록 도서구입비도 지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아이폰 열풍에서도 알 수 있지만 게임분야 또한 컨텐츠가 중요하다"며 "인문학 강의에 대한 성과는 아직 눈에 띄지 않지만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은 지난 3월부터 '넥슨 사내 강좌'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번 강좌에는 노성두 이화여대 연구원과 황농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서양 미술사나 기초 과학에 대한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넥슨은 온라인 서점과 연계한 북포인트 제도를 도입, 분기마다 9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해 직원들의 도서 구입을 장려하고 있다.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독서를 통한 인문학 공부에 나선 업체도 늘고 있다. CJ인터넷은 '독서통신교육'을 통해 책 읽기를 장려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은 매 분기마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고 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게임 외에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독서통신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도 좋다"며 "직원들이 신청한 책은 대부분 회사에서 구입해 주기 때문에 책값에 대한 부담도 없다"고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본사 2층에 있는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도록 직원들을 독려하며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직원은 누구나 책을 기증할 수 있으며 각 팀별로 도서지원비를 지급하여 다 읽은 책은 서로 나눠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의 인문학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개최한 업체도 있다. NHN은 지난 7월 'NHN 게임 문학상'을 개최해 1,800여 편의 게임 시나리오를 접수했다. 이번 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강대 게임 교육원 이재홍 교수는 "그 동안 스토리 부족으로 고민했던 게임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게임 창작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 완결된 형태의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모전에는 초등학생에서 전문작가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가했으며 수상작은 오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인문학은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상상력과 창조성의 기초를 제공한다"며 "이러한 인문학 공부를 통해 국내업체는 게임제작 기술뿐 아니라 게임 컨텐츠 부문에서도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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