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경제일보는 애플은 물론 도시바ㆍHP 등의 중국 내 애프터서비스(AS) 문제의 경우 신흥국가 소비자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존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일보는 과거 소비자 불만사례를 상세히 보도하며 "다국적기업이 중국 소비자를 차별하는 문제는 일개 매체가 지적하고 해결하기보다 정부 차원의 법적 감독체계를 서둘러 만들어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일보는 정부 당국이 우선 다국적기업의 중국 소비자 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감독기관을 구축하고 법규를 정비해 법규에 부합되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에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정책을 언론에 미리 공개해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관례대로 다국적기업 관리감독을 위한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 언론이 이처럼 애플 사태 이후 '공정경쟁'을 내세우며 다국적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1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사과성명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불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환구시보의 여론조사 결과 98%의 네티즌들은 애플의 사과에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답했다. 애플이 만우절인 4월1일 사과성명을 발표한 것을 두고 또 다른 '거만한 거짓'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경제일보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아예 대놓고 애플의 사과를 계기로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상품 구매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애플이 기억할 것은 점점 대체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환구시보에 "우리가 구매하는 90%의 수입품은 중국에서 생산, 포장해 우리에게 되파는 것"이라며 중국산 제품 구매를 독려하기도 했다.
경제일보는 한국과 미국ㆍ영국의 소비자보호 체계를 소개하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모델이 다국적기업의 공정경쟁을 위한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적시했다. 신문은 "한국이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애플의 불공정한 AS정책을 바꿀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준사법기관인 공정위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경제일보는 "한국 정부가 공정위를 통해 다국적기업을 관리 감독하는 동시에 공정위를 자국산업 보호에도 이용하고 있다"며 "중국도 서둘러 법적 체계와 기관을 만들어 다국적기업을 관리 감독하고 국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