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공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출자회사 지분매각 과정에서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원천 배제해 중소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출자회사인 케이오엘의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석유공사 출신 퇴직자 모임인 석우회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석유공사는 보유지분 30%를 10억원 가량에 석우회로 넘기는 안을 두고 나머지 70% 지분을 보유한 민간주주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오엘 지분 가운데 석유공사 보유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태동개발 한스쉽핑이 49%, C& STX컨소시엄이 21%씩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석유공사의 방침에 대해 입찰 참여를 노렸던 중소기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케이오엘은 지난 2003년 설립돼 동해-1가스전의 보급과 경계, 케이터링 서비스 등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로, 해운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선박수리업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관련사업 진출에 관심을 가졌던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서 당초 민간주주들은 석유공사가 보유한 지분 30%를 제3자에게 매각하기를 원했다"며"하지만 사실상 경영을 맡아 온 석유공사측이 석우회로의 매각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석유공사의 눈치를 보느라 마지못해 매각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간주주들이 석유공사 지분 매각에 대해 합의한 내용도 원칙적으로는 석우회로의 지분 매각에 반대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해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주주측은 석우회가 케이오엘 경영에 일체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대표이사는 임기 1년으로 석유공사에서 지명하되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연임을 허용하는 것 등을 합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게다가 케이오엘이 매각 진행에 앞서 실시한 유상감자를 두고도 '석우회로의 매각작업을 수월하게 위한 작업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케이오엘은 지난 9월 자본금을 37억원에서 25억원으로 줄이는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재무관련 전무가는 "석우회가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만큼 자본금을 25억원으로 줄여 매각가격을 10억원대로 낮춰 인수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아직까지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매각 담당자는 "10월에 자산평가 등을 완료했지만 매각 방식이나 대상자 등에 대해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케이오엘 정관에 따라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다른 주주사들의 합의가 필요하기 ?문에 민간주주사들과 조율을 거쳐 연내에 매각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