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원·엔 직거래시장 10년만에 부활 검토

■ 2007 경제운용 방향<br>재경부 "외환시장 인프라 강화·자유화 확대"


10년 만에 원ㆍ엔 직거래 시장을 부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원ㆍ엔 시장은 지난 96년에도 도입됐다가 거래량 부족으로 3개월여 만인 97년 1월 중단됐었다. 재경부는 2007년 경제운용 방안에서 외환시장 인프라 강화 및 자유화 확대 차원에서 원ㆍ달러 외의 이종통화에 대한 거래시장 개설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간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통화시장의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거래수요 부족으로 이뤄지지 못했었다. 최근 들어 원ㆍ달러, 원ㆍ엔 환율의 흐름이 종종 반대로 움직이면서 직거래 시장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고 정부도 다시 한번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원ㆍ엔 환율의 경우 달러를 매개로 결정되는 ‘재정환율’이어서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변하지 않더라도 달러 대비 상대 통화의 가치가 급변하면 자동적으로 폭락 또는 폭등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일 원ㆍ엔 환율은 9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엔당 77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말 원ㆍ엔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엔화가 달러에 대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원ㆍ엔 환율의 급락은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원ㆍ엔 시장을 통해 두 통화의 직접 거래가 활성화되면 환율이 간접적으로 결정될 때보다 실제 시장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변동폭도 축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재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원ㆍ엔 환율 시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고민이다. 처음 도입됐던 96년에도 원ㆍ엔 시장의 거래량은 원ㆍ달러 시장의 0.3% 수준에 불과했고 10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원ㆍ엔 시장을 만들 정도로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97년 당시보다 원ㆍ엔 시장 개설환경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주요 시장 참여자인 은행의 수요가 부족해 만드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당장 개설이 어렵더라도 일단 올해 초 은행권과 한은, 외한시장 운영협의회 등과 구체적으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협의, 도입 가능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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