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을 사퇴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동작에서는 노회찬 선배께서 제 몫까지 하셔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승리하셨으면 한다"며 "저의 이런 결정이 야당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기 후보는 "제가 중심에 서서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저의 욕심과 오만이었음을 인정하고 이제는 전체가 함께 크게 연대해서 정부를 심판하고 서울의 변화를 완성시키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기 후보 사퇴로 야권연대가 성사되면서 반대로 정의당이 또 다른 연대를 위해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와 노 후보가 야권연대를 먼저 제안하고 기 후보가 아름다운 사퇴를 결정한 만큼 이번에는 정의당이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여권과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원정 지역이 추가적인 연대가 가능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가 1위,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가 2위, 천호선 정의당 대표 3위를 달리고 있는데 2위 박 후보와 3위 천 후보가 연대할 경우 1위와 경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노 후보가 당초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권심판론인 만큼 정의당이 여권 심판을 위해 수도권의 다른 지역 한곳에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정의당은 이날 오후5시에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추가적인 야권연대를 위한 내부논의를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독자후보를 낸 다른 5개 선거구에서도 결단이 내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 지역에서 추가적인 야권 단일화를 통해 승부가 뒤바뀔 만한 지역은 수원정"이라며 "기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뒤져 사퇴한 점을 감안하면 10% 미만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천 후보가 3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한 박 후보에게 양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