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원자재난 속에 높아지는 경기침체 위험

철광석ㆍ유연탄ㆍ철강제품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 경기하강 조짐을 보이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원자재 값 상승은 수요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물가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철광석의 경우 국제공급사들이 포스코에 올 수입분 가격을 전년보다 30% 이상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가격인상은 시간과 폭의 문제로 남았다. 철근 가격도 크게 올랐고 유연탄 등 석탄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구리ㆍ아연 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원자재 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중국ㆍ인도 등의 고도성장으로 수요는 크게 증가하는 반면 생산국의 악천후나 인프라 부족에 따른 공급차질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이 오르면 철강업체의 원가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철강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수요업체인 조선ㆍ자동차ㆍ건설업체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냉연강판 업체들은 손익분기점이 위협 받는 상황을 맞자 감산을 검토 중이며 건설업계도 철근 값 상승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조선업계도 선박건조용 후판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제품 값 상승으로 물가불안도 심화될 게 뻔하다. 지금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좋지 않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실물경제 침체도 가시화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 등이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경기가 1ㆍ4분기를 고점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판에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면 경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원자재난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권교체기를 맞아 옛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그 일은 새 정부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빨리 전열을 갖춰 일할 수 있도록 국회는 정부조직개편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기업들도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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