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KB금융, 박동창 부사장 보직해임

KB금융지주 이사회는 18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지휘했던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CSO)을 보직 해임했다.

박 부사장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된 것에 반발, 최근 미국 주총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와 접촉해 “이경재 이사회의장 등 일부 정부측 사외이사가 KB금융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이사회에서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박 부사장에 대해 ‘ISS측에 왜곡된 개인 의사를 전달해 주주들의 혼란과 주주총회 진행에 차질을 야기한 혐의’에 따라 즉각 보직 해임했다. 이에 따라 박 부사장은 회사 업무에 대한 접촉 및 수행이 제한된다. 부사장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와 수위는 KB금융지주의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결정된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박 부사장 본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만큼 징계는 불가피하다”면서 “공정한 진상조사와 징계, ISS에 대한 법적 절차 검토 등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주, 고객, 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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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어 회장의 입지도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새 정부 출범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벌어진 것인 만큼 박 부사장이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고 해도 어 회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SS는 지난 12일 발표한 KB금융지주 보고에서 지난해 말 KB금융지주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이 일부 ‘정부 측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재선임을 반대할 것을 기관투자가들에 권고했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가 친정부 사외이사로 지목한 이경재, 배재욱, 김영과 등 세 명 중 배 이사는 ING인수 건에 찬성표를 던졌고 김 이사는 지난달 사외이사 후보로 새로이 추천된 인물이라 ING인수 건과 무관해 논란이 됐고 이러한 왜곡된 정보를 박 부사장이 흘렸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14일 소송 불사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금융감독원은 KB금융지주 관계자가 왜곡된 정보를 ISS에 유출해 주주총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17일 밝혔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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