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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가 넘는 벙커…, 288야드 파3홀….'
미국 골프 전문 웹사이트 골프닷컴은 미국 내에서 험난하기로 악명이 높은 10대 난코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3월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이 개최되는 플로리다주 PGA 내셔널 골프장의 15~17번홀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베어 트랩(Bear trapㆍ곰 덫)'이라는 점이 조명받자 난코스를 다시 모아본 것이다. 난코스들은 대부분 PGA 투어 대회가 개최된 곳으로 팬들에게 낯이 익다.
1위에는 위스콘신주 헤븐의 휘슬링 스트레이츠가 올랐다. 2010년 PGA 챔피언십에서 더스틴 존슨(미국)의 악몽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이 골프장에는 1,0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벙커가 있다. 러프 지역은 형체를 분간하기 힘든 벙커들이 조밀하게 조성돼 달 표면처럼 보일 정도다. 당시 최종 라운드 17번홀까지 1타 차 선두였던 존슨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볼이 놓인 곳이 벙커인 줄 모르고 클럽헤드를 지면에 댔고 2벌타 판정을 받으면서 억울하게 메이저 왕관을 날렸다. 노장 톰 왓슨도 2007년 US시니어오픈 최종일 후반에만 7타를 까먹어 78타를 치면서 선두에서 미끄러졌다.
2위는 '코스와의 전쟁'인 US오픈만 여덟 차례 개최한 오크몬트. 나무가 없고 물도 없다는 말에 무난하리라고 상상하면 안 된다. 깊은 러프와 280여개의 벙커는 드라이버 샷을 보낼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단단하고 빠른 그린은 공포의 대상이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US오픈을 앞두고 유일하게 그린 스피드를 느리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곳이 오크몬트다. 파3이지만 288야드에 달하는 8번홀, 10~12m 길이 잔디언덕 12개를 품은 '교회 의자 벙커'도 유명하다. 미셸 위는 이곳에서 열린 2010년 US여자오픈 첫날 11오버파 82타로 무너졌다.
미국 내 최고 명문 코스에 단골 1위로 뽑히는 파인밸리가 3위로 뽑혔다. 거대한 벙커와 황무지 때문에 페어웨이와 그린은 사막에 떠 있는 섬을 연상시킨다. 7번홀의 벙커는 넓이가 0.5에이커(약 4,000m)나 돼 지옥의 덫이라 불린다. 심한 오르막 경사의 5번홀(파3)을 두고는 "신(神)이나 3타 만에 끝낼 수 있는 홀"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키아와 아일랜드 리조트의 오션코스가 4위로 뒤를 이었다. 디자이너 피트 다이가 1991년 미국ㆍ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을 앞두고 서둘러 설계한 이곳은 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벙커와 질긴 버뮤다 잔디 러프가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당시 라이더컵에서 미국이 승점 14.5대13.5로 우승했지만 진짜 승자는 골프코스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미국팀의 레이 플로이드는 "스트로크 플레이었다면 모두가 80대 타수를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5위는 플로리다주 소그래스TPC.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개최지인 이곳의 트레이드 마크는 '죽음의 홀'로 불리는 17번홀(파3ㆍ137야드)이다. 거리는 짧지만 아일랜드 그린으로 조성돼 샷이 조금만 빗나가도 해저드로 직행한다. 이곳 16~18번홀은 PGA 투어 대회 개최지 중 대표적인 마무리 승부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