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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감춰뒀던 '삼성의 비밀' 공개되나
삼성家 재판, 이맹희 측 “삼성 특검기록 증거로 삼아달라”재판부 “특검 기록을 증거 조사할 필요 있는 듯”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유산상속 소송을 낸 이맹희ㆍ숙희씨 등이 삼성 특검기록을 증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 쟁점인 삼성생명, 삼성전자 차명주식의 현황과 관리 경위를 확인한다는 이유인데,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특검 수사기록이 공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서창원 부장판사)심리로 진행된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이맹희씨 등의 변호인은 삼성 측이 제시한 삼성생명, 삼성전자 차명주식의 주주명부를 문제 삼았다. 삼성 측은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 삼성전자의 전신인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의 실명주, 차명주 현황이 담겨 있는 주주명부를 증거로 제시했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 생존 시기인 지난 1974년, 대통령 특별 지시로 ‘기업 대주주의 차명주식 보유 한도’를 10%로 제한함에 따라 선대회장이 부득이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명주식 형태로 주식을 보유했고, 이를 이 회장이 정당하게 물려받았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이씨 변호인은 “차명주식은 그 자체로 재산을 감추고자 하는 ‘은닉’행위”라고 맞받았다. 이씨 변호인은 “선대회장부터 내려져오는 차명주식은 은밀하게 숨겨져 관리돼 왔고, 이를 독점적으로 상속한 이 회장이 해당 차명주식에 대해 독점적 주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씨 변호인은 “은밀하게 관리된 차명주식도 물론이지만 이에 대한 정보도 숨겨져 있다”며 “차명주식의 현황, 관리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2008년 삼성 특검기록을 증거로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 변호인은 또 삼성 측이 삼성생명의 주주명부는 증거로 냈지만 삼성전자 주주명부는 제출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생명과 달리 삼성전자는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주식거래가 빈번하고, 따라서 주주 현황 파악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변론이 끝난 뒤 재판부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특검기록을 증거 조사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