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놓치지 않는 이세돌

부제 : 제5보 (101~112)



우변의 백대마는 아직 덜 살아있다. 백은 한 수를 들여서 살아두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나 이세돌은 중원쪽 흑이 미생이라는 사실을 먼저 추궁하고 있다.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을 맡은 허영호8단은 참고도1의 백1과 흑2를 진작부터 그려놓고 있었다. 흑2가 놓이면 이젠 백대마를 백3으로 살려야 한다. 그런데 흑이 2의 자리에 뛰지 않고 실전보의 흑1로 들여다본 데서 새로운 변화가 야기되었으니…. 실전보의 흑1은 정말이지 선수로 하나 찔러두고 싶은 자리였다. 그곳은 절대선수가 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세돌은 백2로 들여다보는 수를 태연히 먼저 두었다. 3분쯤 망설이던 창하오는 흑3으로 굴복했다. "뼈저린 곳을 흑이 당했네요. 일단 모양이 우그러졌어요. 이세돌은 상대의 털끝만한 실수도 놓치지 않는군요."(윤현석) 흑3으로 4의 오른쪽에 두면 백 7점은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중원천지가 백의 수중에 떨어진다. 흑3의 굴복은 어쩔수없는 것이었다. 흑은 5로 붙여 탈출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리 두어진 백2의 한 점이 교묘하게 흑의 진로를 제한하고 있다. 창하오는 힘을 내어 흑7에 젖혔지만 백8 이하 12로 다시 천지대패가 나고 말았다. 허영호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5를 필연의 바꿔치기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 진행이라면 바둑은 이제부터라는 해설이었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가게 된다. 창하오가 또다시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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