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재신임 묻겠다/일문일답] “도덕적신뢰 적신호 국민들 심판 필요”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전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SK 비자금 수수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그 문제를 포함해 그동안 축적된 국민 불신에 대해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재신임을 묻기로 결심하게 된 경위는. ▲최도술씨 사건에 관한 언론보도를 보면서 오래 생각하고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재신임 방법 등에 대해) 공론에 붙이자는 것은 모호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한 게 아니라 실제로 일방적으로 제가 방법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신임을 물을) 제도가 애매하다. 중간평가 한다는 말들은 있지만 적절한 방법을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좀 더 국민의 공론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도술씨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알았다면 또 언제인가. ▲검찰수사가 끝날 때까지 내가 아는 것, 모르는 것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저는 검찰이 이 수사를 결심했을 때는 철저히 진상을 밝혀낼 각오를 갖고 있다고 본다. 그 결과는 수사에 맡겼으면 좋겠다. -축적된 국민들의 불신은 무엇을 의미하나.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당당한 신뢰를 받지 않으면 중요한 국정을 제대로 처리해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저는 여러 가지 상황에 있어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들은 수사결과가 어떻든 저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 저는 모든 권력수단을 포기했다. 도덕적 신뢰만이 국정을 이끌 밑천이다. 그 문제에 적신호가 와서 국민에게 겸허히 심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상태로 어정쩡하게 1년, 2년 국정을 이끄는 것이 국민에게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가든 부든 상황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 스스로 이 상태로 국가를 운영하기에는 어렵다. 조금 전에 말했다시피 도덕적 신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을 때 어떤 장애라도 부닥치고 극복할 수 있지만, 그 점에 있어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고 자부심이 훼손된 상태에서 어떻게 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나. 언론환경도 나쁘고, 국회환경도 나쁘고 지역민심 환경도 나쁘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도덕적 자부심이어야 한다. 이를 가지고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최 전 비서관 사건과 관련해 빚어진 문제는 자신감을 갖고 국정을 추진하기에 상당히 힘든 상황이다. -최 전 비서관의 개인비리로 규정돼도 재평가를 받겠다는 말인가. ▲수사결과가 어느 쪽으로 어떻게 나와도 국민은 저와 무관하다고 생각치 않을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만한 일로 무슨 재신임이냐고 물을 지 모르나, 우리 국민들은 그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 저도 신문을 보고 국회에서의 발언을 듣는다. 여러 정치하는 사람이 제게 지금 말씀드린 그 이상의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 우리 국민들도 이같은 의혹이 없는 깨끗한 대통령을 원하고, (의혹이) 있더라도 국민의 심판을 통해 사면 받은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어정쩡하게 책임을 면하는 대통령을 보고 국민이 무슨 희망을 갖겠나. 정치개혁은 국가적 과제인데 대통령이 어정쩡한 태도로 `내 일이 아니다`고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면 국민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나. 또 우리가 모두 바라는 정치개혁이 어떻게 이뤄지겠나. 그래서 이것이 결코 무모하거나 경솔한 선택이 아니라, 달라진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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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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