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합의문 초안 제시…핵폐기 초기 이행·상응조치등 포함<br>영변 원자로등 동결 아닌 核 폐쇄로 명시<br>초기 이행조치 시한 2개월로 구체화 한듯<br>北·美수석대표 별도 회동 논의내용 주목
| 북핵 6자 회담 이틀째인 9일 오전 크리스토퍼 힐(왼쪽) 미국 측 수석대표가 숙소인 베이징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회담진행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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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5개 워킹그룹 설치"
中합의문 초안 제시…핵폐기 초기 이행·상응조치등 포함北·美수석대표 별도 회동서 집중협의김계관 "일부 문제 의견일치 본것 있다" 힐 "조심스럽게 낙관…좀더 두고봐야"
베이징=문성진 특파원 hnsj@sed.co.kr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북핵 6자 회담 이틀째인 9일 오전 크리스토퍼 힐(왼쪽) 미국 측 수석대표가 숙소인 베이징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회담진행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한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 둘째날인 9일 의장국인 중국은 전날 밤 참가국들에 회람했던 '합의문'(working plan) 초안에서 9ㆍ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5개 워킹그룹(실무이행그룹)을 제안하고 의견을 조율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날 베이징 리츠칼튼 호텔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핵 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상응조치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중국이 합의문을 회람시킨 다음 날부터 북한과 미국이 양자회동을 갖고 협상에 돌입, 조기에 성과가 도출될 지 주목된다.
2시간 가량 진행된 북미 회동이 끝난 직후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방도적(방법적) 문제로 의견을 나눴다"며 "일련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본 것도 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일련의 대치점도 있는데 좀 더 노력해서 타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중국이 제안한 합의문 초안을 두고 김 부상과 의견 교환을 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하지만 알이 깨기 전에 병아리를 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슈는 9ㆍ19 공동성명에 나오는 조항 중 어떤 것을 이번 합의문에 집어넣고 어떤 것을 3~4월까지 미뤄야만 하는 지(선택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본부장도 이날 오후 댜오위타이에서 김계관 부상과 양자접촉을 갖고 합의문 초안과 관련된 현안을 논의했다. 임성남 북핵기획단장은 회담 진행 상황과 관련, "지금 단계에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측이 회람한 (초안의) 큰 틀의 인식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의문 초안은 A4용지 2~3장 분량으로 9ㆍ19공동성명과 비슷한 항목을 담고 있으며 핵 폐기 초기이행조치와 상응조치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합의문 초안에서 제안한 워킹그룹은 ▦비핵화 ▦북ㆍ미 관계 정상화 ▦북ㆍ일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ㆍ경제 지원 ▦동북아 안보협력 등 5개로 구성됐다. 중국이 초안에서 제안한 5개 워킹그룹에 대해 5개 참가국들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국의 대표들은 '큰 틀에서 의견 일치를 이룬 뒤 세부 사항들은 워킹그룹에서 논의하자'는 중국의 밑그림에는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NBC방송은 이날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핵 사찰을 허용하는 대가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와 함께 1억달러의 연료지원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인 납치 문제가 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새로운 '변수'가 될 것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김계관 부상과 일본의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 국장은 이날 오전 수석대표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7/02/09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