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시장개입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원화환율이 올해 1,15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은 지난 11일 현재 1,178.2원으로 지난해 말(1,186.2원)에 비해서는 별로 하락하지 않았으나 올들어 연중 최고치인 4월4일의 1,258원보다는 6.3%나 절상됐다.
정부는 환율 절상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자 1,200원선을 방어하기 위해 5월 초부터 시장개입(달러 매수)을 계속하고 있으나 1,190원과 1,180원선이 힘없이 깨진 데 이어 1,170원선도 불안한 상황이다.
13일 국내외 경제예측기관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의 절하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가 절상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원화값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원ㆍ달러 평균환율이 1,1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평균환율이 1,205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연평균 환율은 1,178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달 초 경제전망 때 하반기 평균환율이 1,19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의 하락추세를 감안해 환율전망치를 조만간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금융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 이어 외국인투자가의 주식투자 자금유입과 경상수지 흑자전환 등을 들어 하반기 평균환율이 1,160원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경제전망의 전제로 하반기 평균환율을 1,180원으로 봤으나 내부적으로는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국제금융회사들도 대체로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JP모건은 원화환율이 오는 9월 말 1,150원으로 떨어진 뒤 연말에는 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도 9월 말 1,185원, 12월 말 1,150원을 기록한 뒤 내년 6월 말에는 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먼브러더스는 9월 말 1,181원에서 내년 6월 말에는 1,125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환율은 1,200원으로 비교적 높게 봤으나 내년 6월 말에는 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도이치은행도 올해 말 1,190원에서 내년 6월에는 1,175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