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한 선물을 고르는 연말이면 씀씀이가 평소보다 커지게 마련. 불황이라고 해서 소비를 안하고 살 수는 없다. 저렴한 가격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물로 책 만한 게 있을까. 출판가에는 한 해를 정리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신간이 다양하게 출간됐다. 천사ㆍ평화ㆍ사랑 같은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와 환상과 마법 등을 주제로 한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이맘때 나오는 책은 계절에 어울리는 화려한 표지 디자인과 앙증맞은 크기가 많아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사랑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복음주의 작가이자 설교자인 맥스 루케이도가 쓴 '천사 이야기''크리스마스 캔들'(넥서스 크로스)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소망과 기적의 성탄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기적을 믿지 않는 우리에게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전하며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CNN뉴스쇼 진행자인 글렌 벡이 쓴 '스웨터'(웅진지식하우스)는 엄마가 직접 떠준 스웨터에 얽힌 자전적인 성장 스토리를 담은 소설로 11월 미국에서 출간 한달 만에 100만부를 돌파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시련을 극복해가는 삶의 지혜를 전한다. 마더 데레사의 일일 묵상집 '사랑은 철따라 열매를 맺나니'(황금가지)에는 가난한 사람들과 일하면서 사랑의 기쁨을 실천했던 마더 데레사의 기도문이 담겨있다. 믿음ㆍ사랑ㆍ신뢰 등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잠언을 읽을 수 있다. 바쁘게 지냈던 마음을 내려놓고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한해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0년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비서를 맡았던 스타니스와프 지비시 추기경이 쓴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황금가지)는 세상을 변화시켰던 교황의 공식적인 외부활동 외에도 일상적인 삶, 기도로 보낸 시간 등 알려지지 않은 일화를 함께 그려냈다. ◇환상과 마법으로 떠나요= 영국의 찰스 디킨스에 버금가는 프랑스 작가 로맹 사르두의 크리스마스 판타지 소설 두권이 출간됐다. 19세기 중반 고된 노동현장에 내몰린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마법세계 천사 이사회가 크리스마스를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는 주제를 담은 '크리스마스 1초 전'과 악마의 손아귀에 갇힌 크리스마스를 구하기위해 억척스러운 아줌마 글로리아와 꾀돌이 소년 해럴드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모험이 펼쳐지는 '크리스마스를 구해줘'(문학동네) 등이다. 모두 찰스 디킨스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환상의 세계로 영역을 넓혀 이야기를 끌고간다. 2000년부터 인터넷(www.walkslow.com)에 쓰기 시작한 윤선민씨의 일기를 엮은 '웍슬로 다이어리'(북스코프)는 젊은이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짧은 글로 담아냈다. 그의 일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 한해 200만명이 넘게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오른발 내디디며 실수하고 왼발 차례에 그걸 회개한다. 마지막 걸음이 왼발이었으면 좋겠다' 등 짧은 글과 사색적인 삽화가 담긴 책은 최근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감성 에세이 형식이다. 젊은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 만큼 사색적인 문장은, 짧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온기가 흐르는 사람들의 정을 에세이로 풀어낸 '따스한 손'(청조사) 역시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와 감동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