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8일 "양사가 그간 보여준 비전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보면 언제든 결별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최근 엔저 현상으로 인해 넥슨 측의 손실도 어느 정도 보전받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넥슨은 엔씨 투자 당시보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엔저로 인해 대규모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2012년 당시 넥슨은 엔씨 지분 15.08%(총 32만주, 넥슨재팬 14.68%+넥슨한국 0.4%)주를 주당 25만원에 사서 최대주주가 됐다. 8일 주가가가 18만8,500원으로 매입 당시보다 주당 6만원 이상 떨어졌지만, 원·엔환율이 같은 기간 100엔당 약 1,500원에서 1,002원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주가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게 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 손실과 엔저를 감안하면 넥슨재팬 입장에서는 장부상이지만 오히려 투자이익을 올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 부재도 결별을 예측하는 요인이다. 넥슨이 엔씨가 대주주가 된 뒤 양사는 온라인게임 '마비노기2' 개발 협력을 추진했으나 이견이 많아 무산됐다. 개발에 대한 'DNA'가 달랐던 것이다. 더욱이 현재 게임산업은 모바일로 추세가 넘어갔다. 넥슨은 자체적으로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대폭 늘리고 있으나 엔씨는 넷마블과 함께 모바일게임 협력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넥슨이 엔씨에 대한 통제권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점도 결별 수순을 밟을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 1월 넥슨이 엔씨에 주주제안서를 통해 경영 참여를 요구했지만, 2월 넷마블이 엔씨와 주식 스왑을 하며 엔씨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다. 우호지분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까지 합치면 엔씨의 우군 지분은 29% 가량이다. 15% 가량 지분을 보유 중인 넥슨은 사실상 최대주주의 권한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다.
넥슨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선 엔씨 주식을 더 살 수도 있고 팔 수도 있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