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26일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부에 뼈 있는 고언을 던졌다.
김 원장은 15일 기자 오찬행사를 갖은 자리에서 최근 감사원이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부실감독 책임을 물은 것에 대한 질문에 "검사하고 제재하고 많이 했는데 이제는 좀 서운하게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세간에서는 금융기관 부실 등의) 문제만 생기면 '금감원은 뭐했느냐' 이런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책임은 '8ㆍ8클럽' 체계 도입 등으로 규제를 지나치게 풀어준 정부 에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원장은 "(2006년도) 당시 저축은행법 시행령을 바꿨는데 그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했다"며 에둘러 동의 뜻을 표시했다.
김 원장은 재임 시절 가장 결정하기 어려웠던 문제로 두 수장이 잇따라 낙마한 'KB금융 사태'를 꼽았다. 그는 다만 "그런 문제를 결정할 때는 다른 사심을 버리면 일하기 편하다"며 공직자로서의 객관적인 처신을 역설했다. 김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이 금융회사 감사나 사외이사 등으로 옮겨가는 '낙하산 관행'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전문성을 별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는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