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량 감소등에 선별수주 변경검토'선별적 수주냐, 공격적 수주냐'
현대중공업이 올들어 EU(유럽연합)의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WTO 제소 움직임 등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을 골라서 수주하는 '선별수주'를 지속해왔으나, 수주량 감소와 최근 조선시황의 냉각기미로 영업전략 변경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업계는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 25%로 1위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대량수주'로 영업전략을 전환할 경우 세계 조선업계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선박분야에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12억6,300만달러(22척ㆍ140만톤) 수주에 그쳐 올 목표(33억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현재 일감(847만톤)으로는 2003년 4ㆍ4분기까지도 꽉 채울 수 없는 상태라 최근 냉각되고 있는 시황을 고려할 때 여유가 많지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수주부진은 선별수주에 주력하면서 일반선 수주경쟁에서 경쟁사에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들어 초대형유조선을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5척과 3척을 수주한데 반해 현대중공업은 단 1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여기에 올들어 세계 조선시장을 주도한 LNG선에서도 현대중공업이 건조하는 모스형 발주는 미미했던 반면 대우ㆍ삼성이 건조하는 멤브레인형이 주종을 이루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발주된 LNG선의 경우 지난 9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대우조선은 10척, 삼성중공업은 6척을 수주했으나 현대중공업은 2척에 그쳤다.
더욱이 올 하반기부터 미국 경기침체 장기화조짐으로 시황이 하락추세인데다 최근 테러와의 전쟁으로 선주들의 발주심리마저 냉각되고 있어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이제 선별수주 지속이냐 공격경영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며 "현대가 저인망식 수주에 나설 경우 선가하락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