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토교통부 발표자료에 의하면 2012년에 도시거주 인구 비율이 감소했고 이는 1960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도시인구 비율이 90%를 넘어 걱정하는 마당에 감소했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그 이유가 고령화라니 좋아할 수만도 없는 실정이다. 국민 모두가 염려하는 우리나라 고령화는 어느 정도 단계에 있을까. 6월 발간된 '한국의 사회지표'에서는 2012년 기준으로 시니어인구(65세 이상)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8%라고 한다. 아직 여타 선진국에 비해 그리 높아 보이진 않지만 문제는 속도다.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시니어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에서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소요되는 예상기간은 단지 8년. 39년이나 걸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프랑스와 비교하면 거의 5배나 빠른 고령화 속도이다. 인구 중 3명 중 1명이 시니어고 국민의 평균연령이 50세에 육박한다는 2040년 예측을 보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시니어 일자리가 고령화 문제의 해법
어렵다고 탄식만 해야 할까. 고령화가 기회가 될 수는 없을까. 저출산ㆍ고령사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산업에서 시니어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5%도 안되지만 2020년이 되면 약 148조원 규모로 1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10년에 시니어산업 비중이 16%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시니어산업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시니어산업의 성장은 고령화 문제 해결과 함께 우리 산업의 성장 촉진과 사회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부담이 기회보다 더 커진다면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고령화 문제의 가장 좋은 해법은 시니어 일자리라고 한다. 시니어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경제활력이 커지고 시니어산업이라는 새로운 경제영역이 창출되면서 전체 경제 규모도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활력 있고 행복한 시니어세대는 복지비용과 의료부담을 완화시키고 보다 유용한 사회발전에 자원이 투여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니 일자리가 고령화 문제의 답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베이비부머의 집단적 은퇴, 청년실업의 현실이 눈앞에 있는데 시니어 일자리를 통해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과 시니어 일자리는 서로 내용과 역할이 다르며 오히려 시니어 일자리가 더 많은 청년 일자리도 가능하게 한다는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시니어들이 일과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액티브시니어'가 된다면 산업을 촉진하고 또 다른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유한킴벌리가 시니어비즈니스를 꿈꾸는 소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아주 작은 일을 시작한 이유도 시니어 일자리를 촉진하고 시니어비즈니스를 육성하기 위한 '공유가치 창출(CSVㆍCreating Shared Value)'차원의 노력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공유가치 창출. 경영학자들이 말하는 경영의 미래라는 수식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공유가치 창출은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의 꿈이 되기에 충분하다.
은퇴후에도 지식ㆍ경험 활용토록 해야
대기업과 중견기업, 공기업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은퇴를 해서 다시 원래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는 어렵지만 그 분들의 지식과 경험을 소기업에 나눠준다면 우리나라 소기업은 독일이나 일본의 강소기업들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곳에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아주 작은 사례이지만, 이러한 사례가 100개가 되고 1,000개가 된다면 분명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예비 시니어들이 앞으로 '액티브시니어'가 될지 '노인'이 될지는 전적으로 우리 사회와 개인 스스로에게 달려 있고 지난 수십년간 쌓았던 그들의 지식과 경험이 소중한 자원이 될지 잊혀지는 과거가 될지 또한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들을 우리는 노인이 아니라 액티브시니어로 부르고 그 분들의 지식과 경험이 사회와 새로운 산업발전의 든든한 주춧돌이 되게 하자. 경험주의 철학의 창시자인 F. 베이컨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현명한 자는 기회를 찾을 뿐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