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대형 MMF도 유럽서 돈 뺀다

유럽 은행채 부실 우려 커져<br>伊·스페인 은행 대출 중단 등<br>지난달만 300억弗 자금 회수

미국의 대형 머니마켓펀드(MMF)들이 유럽지역에 공급했던 자금을 대거 회수하면서 유럽 은행들의 달러 가뭄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MMF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초단기자금에 투자하는 미 MMF는 그동안 유럽 은행들의 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달러를 조달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미국 10대 MMF의 총 자산 6,580억달러 중 유럽 은행채에 대한 비중이 지난 7월말 현재 47%에 머물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미 MMF의 유럽 은행채 투자비중은 지난 5월 50.2%에서 6월에 48.7%로 줄어든데 이어 7월에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6월말 현재 미 10대 MMF 자산이 6,980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할대 7월 한달에만 모두 300억달러 가량이 유럽을 빠져나간 셈이다. 유럽 각국에 대한 MMF의 투자 양극화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금융회사가 발행한 은행채에 대한 투자 비중은 각각 14.1%, 10.5%에 달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에 대한 비중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MMF가 이처럼 유럽에서 발을 빼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역내 은행이 발행한 채권마저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은 2010년 말 기준 그리스에 1,363억달러가 물려 있으며 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스페인ㆍ 이탈리아까지 합할 경우 총 대출 규모는 2조달러에 달한다. 미 MMF의 매니저들은 또한 만기가 짧은 유럽 은행채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위험을 회피하고 있다. 7월 현재 프랑스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한 MMF 중 7일물 이하 상품에 돈을 집어넣은 비중은 20%를 넘겨 6월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만기가 짧아질수록 수익률은 낮아지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안전한 투자를 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조셉 어베이트 머니마켓 투자전략가는 "유럽 은행에 대한 신뢰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재정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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