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0월 치솟기만 하던 당근 가격이 이달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가격 상승의 원인이던 여름 가뭄으로 인한 강원 지역 당근 출하량 감소가 경남 지역 저장물량 출하 등의 요인으로 해소되고 있는 것. 여기에 빠르면 이달 말 제주 지역의 햇물량이 나오면 당근 가격은 작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흙당근(20kg) 상품(上品)의 도매가는 2만4,400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3만1,800원보다 23.2% 하락했다.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던 9월의 3만3,400원과 비교하면 9,000원(26.9%) 떨어진 가격이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서 조사한 가락시장 도매가도 같은 제품이 2만3,500원을 기록해 10월 평균가인 3만1,875원보다 8,375원(26.2%) 내렸다. 지난해의 1만8,500원보다 5,000원 더 높은 가격이긴 하지만 한달 여만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9~10월 두 달간 당근값이 높았던 이유는 늦여름 출고 물량을 떠받치는 강원도 지역의 당근 작황이 여름 가뭄으로 인해 좋지 않아 저장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에 접어들며 산지가 경북 구미 등 남부지역으로 내려가며 당근 가격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이 지역 당근의 작황이 좋아 출하량이 증가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관측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번달 영남지역의 당근 출하량은 작년 대비 10.7% 더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지난달 4만7,500원에 판매됐던 흙당근 20kg는 16일 현재 6,250원(13.5%) 내린 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흙당근 100g 가격도 전달보다 40원 내린 278원이다. 일반적으로 당근을 살 때 200~250g(1개) 3개 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가격은 최대 300원 내린 셈이다. GS마트에서도 강원도 흙당근 100g은 지난달보다 80원 내린 278원에 팔려 값은 20.1%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제주 지역에서도 햇당근 출하가 진행되면 현재 당근 가격은 완전히 예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아직 당근가격은 작년보다 30% 높은 수준이지만 점차 출하량이 늘어나는 만큼 12월을 기점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