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총수일가 부당이익 없게 일감몰아주기 규제 설정

노대래 공정위원장 밝혀<br>지분율 기준 최대한 낮춰 10~30% 수준서 결정 예상


노대래(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 일가 지분율 수준과 관련해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부당이익을 볼 수 없는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는 총수 일가 지분율 기준을 최대한 낮춰 일감몰아주기 규제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으로 공정위 안팎에서는 10~30%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노 위원장은 2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 "일감을 몰아줘도 부당이익이 생기지 않고 떳떳하게 경쟁을 통해 납품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수준이 되도록 (총수일가의 지분율 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총수 일가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경우'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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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언은 개정안이 대통령령에 위임한 일정 지분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 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며 "재계에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 기준을 50% 이상으로 설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총수 일가 지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계열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계열사의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데 10%, 20%, 30% 중 하나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몰아주기가 가장 빈번한 물류, 광고, 시스템통합(SI), 건설 분야 계열사의 총수 지분율이 대부분 30% 이상인 만큼 지분율 기준이 30% 이하로 설정돼야 실효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30%는 대기업 그룹의 계열사 편입 기준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20%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20%는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가 부과되는 계열사의 기준이기도 하다. 노 위원장은 또 이날 강연에서 네이버ㆍ다음 등 인터넷포털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온라인상에서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지면 혁신보다는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고 인접시장으로 지배력을 확장하는 유인이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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