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자동차기업의 올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상반기(4~9월) 실적이 엔저와 북미판매 호조로 크게 호전되고 있다. 특히 4개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곳은 마쓰다자동차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44%나 급증한 739억엔(약 7,949억원)을 기록했다. 스바루자동차를 만드는 후지중공업은 영업이익이 248.4% 늘어난 1,507억엔을 나타내 그 뒤를 이었으며 미쓰비시자동차가 65% 증가한 508억달러를 기록했다. 스즈키자동차도 37% 늘어난 902억달러를 달성했다.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역시 비록 상반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각각 전년동기 대비 81%, 29% 늘어난 1조2,554억엔, 3,564억엔을 각각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6일 올 회계연도 순익 목표치를 기존의 1조4,800억엔에서 1조6,700억엔으로 올려 잡으며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사상 최대 순익(1조7,200억엔)을 올렸던 2007회계연도에 근접한 수치다. 다만 닛산자동차는 리콜 사태와 신흥국 판매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이 3% 감소했다.
대다수 일본 자동차기업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엔화약세 덕분이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 엔화가치는 줄곧 달러당 100엔 안팎을 유지해 전년동기보다 20엔가량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엔저로 일본의 7대 자동차기업은 1조엔가량의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들 기업의 총 영업이익 증가분인 8,000억엔을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북미시장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일조했다. 후지중공업과 마쓰다ㆍ혼다자동차의 상반기 북미 판매대수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26%, 9%, 6% 늘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자동차기업들이 반일감정이 고조된 중국과 최근 경제가 흔들리는 인도ㆍ태국 등에서의 판매부진을 북미시장에서 만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일본 자동차기업의 실적호조가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것이 아닌 인위적 엔저에 따른 '취약한 약진'이라는 회의론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분기 도요타 영업이익 증가분의 73%가 엔저로 비롯됐으며 북미시장 매출이익률도 기존의 4.5%에서 4.1%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