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들 기업IR 직접 챙긴다

12월 결산법인들의 본격적인 어닝 시즌(Earning Seasonㆍ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시기)을 맞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주주들을 상대로 기업경영 실적 및 계획을 설명하는 IR을 챙기기 시작했다. 19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해 실적발표를 위한 기업IR에 CEO들이 직접 나온 기업은 포스코ㆍ현대자동차ㆍ현대모비스ㆍ풍산 등 9개사에 달했다. 이는 증권거래소에서 올 들어 기업IR을 개최한 15개 기업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상장사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소 대회의실에서 기업IR을 개최한 주요 대기업들의 경우 CEO참석률은 30%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이미 60%를 넘어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CEO 관심 갈수록 늘어나= CEO들이 기업IR을 직접 챙기는 것은 주주들의 움직임에 예민해졌다는 의미다. 동시에 기업설명회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일부 CEO들은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수준을 넘어서 직접 기업경영 실적 및 전망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기업IR을 개최한 현대모비스는 박정인 회장이 직접 지난해 실적 발표와 올해 경영계획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현대모비스의 기업 IR에 참석했던 박성진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장이 직접 IR을 챙기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선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박 회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을 보면서 현대모비스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우호세력 심어라=기업 IR을 CEO들이 직접 챙기는 것은 최근 시장에서 주식확보를 통한 M&A(인수 합병)가 늘어나면서 최고경영자가 경영권 방어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석중 상장사협의회 상무는 “올 들어 기업 IR에서 CEO들의 경영계획 발표시 지분구조에 대한 세부사항을 브리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정확한 지분 지배구조를 소액주주들에게 알려 우호적인 주주를 확보하기위한 CEO들의 노력을 엿볼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 자신감도 한 몫=CEO가 직접 IR에 나서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지난해 실적이 사상 최대규모 혹은 영업이익 신장률이 높은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박 회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한 현대모비스의 경우 3년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지난 13일 열린 IR에서 박황호 사장이 직접 질의ㆍ응답 시간에 나선 현대자동차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이밖에 포스코ㆍ대구은행ㆍ국민은행ㆍ하이스코ㆍ풍산 등 CEO들이 직접 나선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대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 상무는 “CEO가 직접 기업 IR에 나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그리고 소액주주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는 것은 기업의 투명경영이 정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환란이후 주주중심의 가치 경영과 투명 경영이 확대되고 있어 CEO들의 기업IR 참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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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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