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민영화일정 조정 불가피

주식시장 침체와 환율불안 등에 따라 한국담배인삼공사, 한국중공업, 한국통신 등 공기업의 민영화가 당초 일정에 비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공기업민영화를 통해 올해에 3조5,135억원의 재정수입을 올리겠다는 정부 목표의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현재 대한송유관공사 매각수입 2,070억원이 전부인 형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당초 민영화 일정을 고집하기보다는 국가경제를 위해 시장상황의 변동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영화 일정 차질= 무엇보다 주식시장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작년에 민영화를 완료할 예정이었던 포항제철의 경우 상반기중에 산업은행 지분 9.84%(6% 해외매각·3.84% 국내매각)를 주식예탁증서(DR) 등의 방식으로 매각키로 했으나 주당 가격이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15만원에 훨씬 못미치는 9만원대에 머물고 있어 목표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정부지분 축소차원에서 올 하반기중에 1천300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3만3,000원이었던 공모가격이 현재 2만3,000원으로 떨어져 계획이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를 위한 기업공개 일정도 증시침체에 따른 헐값매각을 막기위해 기존의 4월말에서 9월말로 연기해야 한다는 게 산업자원부의 입장이다.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올해안에 정부및 관련기관 주식 80%를 모두 매각해 완전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담배인삼공사의 주식지분은 재경부 13.8%, 기업은행 32.4%, 산업은행 8.1%,수출입은행 11.3%, 서울은행 4.1%, 대한투신 5.6%, 예금보험공사 5.0% 등 실제 정부통제하에 있는 주식이 80.3%이며 일반인은 19.7%를 갖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중에 정부지분 13.8%를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형식으로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해외 시장여건이 여의치 않아 불가능해졌다』면서 『산업은행 등 정부통제하에 있는 기관주식들의 국내매각도 주식시장 여건과 매각물량등을 감안하면 올해안에 완료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의 경우 정부지분 58.99%를 올해안에 33.4%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나 주가가 대폭 오르지 않는다면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연한 대처가 필요=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외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정부 및 관계기관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시장에 엄청난 물량부담으로 주가하락을 부채질할 수있다』면서 『특히 해외매각시에는 환율안정을 해치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변화를 외면한 채 민영화계획 실행을 고집하는 것은 경직된 행정일 뿐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융통성과 유연성 있는 대응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기획예산처의 박종구(朴鍾九) 공공관리단장은 『민영화 계획은 당초일정대로 추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시장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처 관계자는 『「신축적 대응」이란 계획에 잡힌 협상대상이나 매각방법을 고집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며 『협상파트너의 폭을 넓히는 작업과 함께 국내·외 주식공모, 입찰이나 전략적 제휴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석기자YOEP@SED.CO.KR 입력시간 2000/05/0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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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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