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주 건설업체 "수도권으로"

택지공급 늦어지고 수익성 찾아 잇달아 이전광주시의 일부 중견 건설업체가 본사나 계열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방 건설사들이 본사를 이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도권 지역의 식지 않는 부동산 열기와 지역에서의 신규 택지 공급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공동주택지 분양이 그 지역의 업체들에게 우선 되면서 택지를 확보하는데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도 지역 건설업체의 수도권 이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도권으로 회사 이전을 단행한 선두주자는 지역의 대표적인 중견건설업체인 우미건설. 지난 달 중순 경기도 수원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을 비롯해 S건설, J건설 등 3-4개 업체가 일부 계열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했다. 이들이 그 동안 지역에서 쌓아 왔던 경력과 이점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회사 이전을 감행한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 때문이다. 즉 같은 평수의 아파트를 지어도 수도권에서 짓는 아파트가 훨씬 높은 가격에 팔리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의 경우 광주에서는 평균적으로 평당 350만원 정도에서 분양이 이루어지지만 수도권에서는 45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수익창출을 꾀하는 주택건설업체로서는 외면하기 힘든 현실인 것이다. 또 그 동안 광주에서는 임대아파트 건설이 주를 이뤄 왔으나 임대기간이 끝나 분양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분양가를 놓고 소비자들과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이런 마찰이 거의 없는 경인지역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 회사를 옮기기도 한다. 지방 건설사들이 회사를 이전하는 원인을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한 업체는 "이 지역의 주택 보급률은 거의 100%에 달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여서 더 이상 신규 사업을 일으킬 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지역은 주택 보급률이 100%에 이르면서 신규 택지 개발도 지체되고 있다. 광주에서 신규 택지 개발지구로 예정된 곳은 토지공사에서 내년에 추진할 수완지구와 주택공사에서 계획중인 진월지구 등 단 2군데에 불과한 실정이다. 내년 이후에는 아직 뚜렷한 개발계획조차 준비돼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공사를 일으켜야 하는 주택건설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건설경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경제의 특성상 이들 업체의 수도권 이전은 바로 지역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각 건설사의 협력업체들도 수도권 이전을 고민했으나 인력수급과 경비 상승 등의 문제 때문에 지역에서 새로운 공사 물량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 협력업체의 사장은 "원청업체의 요구에 따라 이전을 고려해왔으나 직원들의 반대로 포기했다"며 "당분간 다른 공사 현장을 찾아야 할 판이지만 지역 공사물량이 크질 않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3-4년 후에는 주택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택건설협회 광주시회의 한 관계자는 "광주시에는 매년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이 공급이 돼 왔으나 지역 건설업체의 이전과 택지 개발이 지연됨에 따라 앞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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