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봄 정취 달구는 '춤영화 개봉'

「슬로우~ 슬로우~ 퀵! 퀵!」「슬픔과 괴로움 모두 떨치고 가슴을 활짝 펼치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춤을 추자.」 「춤과 음악은 인간이 발명한 최초의 쾌락이다」라는 아담 스미스의 말을 실감케하는 춤영화 2편이 개봉된다. 일본영화「쉘 위 댄스」와 인도영화 「춤추는 무뚜」가 그것이다. 「쉘 위 댄스」가 건전한 레크리에이션으로 자리하기 시작하는 사교댄스를 소재로 했다면, 「춤추는 무뚜」는 화려한 의상과 손동작의 인도 전통춤에 테크노를 가미한 인도 현대춤을 만끽할 수 있다. 이들 영화는 제작 5년여만에 국내에 선보인다. 20일 개봉. 『관습적인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나간 작품』이라는 평판을 받은 이들 작품은 자국내 뿐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받았다. 우선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네번째 작품 「쉘 위 댄스」는 일본영화 개방 이전부터 「러브레터」와 인기순위 1, 2위를 다투며 불법 비디오로 유통될 정도로 국내 관객들의 주목을 끌었던 영화다. 96년 일본내(220만 관객 동원)에서는 물론 미국(190만의 관객을 동원해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을 제치고 역대 일본영화 중 흥행 1위 기록)과 영국에서도 기록적인 흥행성적을 올린 「쉘 위 댄스」는 일본 아카데미상의 외국영화상을 제외한 공식 13개 부문상을 독점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수오 감독은 92년 「시코, 밟아버렸다」로 일본내 각종 영화상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기감독이다. 「쉘 위 댄스」는 사교댄스를 소재로 한 중년의 러브스토리다. 주인공은 대기업의 경리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40대 남자. 가족에게 성실하며 일밖에 모르던 그에게 어느날 통근 전철 차장 밖으로 「댄스교습소」가 눈에 들어온다. 「초보자 환영, 견학 자유」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그 댄스교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철 창밖의 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댄스교습소 창밖으로 얼굴을 내민 아름다운 여성이 눈에 띄는 것이다. 그녀는 깊은 한숨과 함께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샐러리맨은 그 댄스교습소를 의식하게 되고, 그녀를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댄스교습소로 발길을 옮긴다. 그는 댄스를 통해서 이성의 손을 잡고, 안고, 스텝을 밟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활의 활력을 얻게 된다. 그는 댄스를 통해 차츰 매력적으로 변해간다. 주인공 샐러리맨 역에는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 히로인은 일본 발레계의 프리마돈나 쿠사카리 타미요가 맡아 열연했다. 이 밖에 빛나는 개성파 조연 다케나카 나오토, 와타나베 에리코, 에모토 아키라 등의 자연스런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 남인도 영화계의 히트메이커라는 K.S.라비크마라 감독·각본의 「춤추는 무뚜」는 연간 60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든다는 인도 발리우드에서 모처럼 건너온 영화다. 그간 드물게나마 국내에 소개된 인도영화(「밴디트 퀸」「카마수트라」등)들이 인도 소수민족의 해방등을 소재로 무거움을 선사했다면, 「춤추는 무뚜」는 로맨스와 액션, 스펙터클을 고루 갖춘 경쾌한 코미디물이다. 지난해 일본서 70억원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무뚜」는 대지주 집안의 남시종인 주인공의 이름이다. 무뚜의 주인 라자는 한눈에 반한 유랑극단의 여배우 랑가가 위험에 처하자 무뚜에게 그녀를 피신시키도록 한다. 하지만 악당들에게 쫓기고 낯선 마을을 헤매는 동안 랑가는 무뚜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돌아온 무뚜는 라자의 재산을 노리는 숙부의 모함으로 집에서 쫓겨나고, 뒤늦게 그의 출생의 비밀과 함께 라자 집안의 실질적인 후계자란 사실이 드러난다. 삼각관계를 골조로 한 사랑과 모험, 재산을 둘러싼 암투 등 다양한 요소들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화사한 뮤지컬 코미디의 형식이다. 인도 전통연극에 뿌리를 둔 춤과 노래는 할리우드 고전 뮤지컬 못지 않은 규모와 볼거리, 이국적인 체취를 환상적으로 담아낸다. 인도의 톱스타 라지니 칸트가 무뚜와 그 아버지의 1인2역을 맡았다. 박연우기자Y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5/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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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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