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피플 인 이슈] 왜고너 GM 회장

美 최대 車업체선장 "죽느냐…사느냐" 기로에<br>무리한 판매확장·대형차 집착등 잇단 경영 패착에 <br>2005년 낙마설 논란 이어 또다시 최악 위기 몰려<br>"파산신청 생각없다" 부도설 진화…구조조정도 박차




[피플 인 이슈] 왜고너 GM 회장 美 최대 車업체선장 "죽느냐…사느냐" 기로에무리한 판매확장·대형차 집착등 잇단 경영 패착에 2005년 낙마설 논란 이어 또다시 최악 위기 몰려"파산신청 생각없다" 부도설 진화…구조조정도 박차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제너럴 모터스(GM)에 대한 파산 신청을 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현금성 자산이 240억 달러나 되고, 인출하지 않은 대출도 70억 달러에 이릅니다. 필요하다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지난 10일 리처드 왜고너(55ㆍ사진)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모임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최대증권회사인 메릴린치가 GM 부도설을 제기한후 주가가 곤두박질 치자, 왜고너 회장은 “GM 부도는 기우”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이날 GM 주가는 6.2%나 급락, 54년만에 최저인 주당 9.69 달러로 가라앉았다. 더욱이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 푸어스(S&P)는 뉴욕증시 블루칩 지수인 S&P100 지수에서 GM을 빼고 대신에 마스터카드를 넣는다고 밝혀 GM의 자존심은 또다시 무너졌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GM의 이익은 미국의 이익”이라는 경제 속설이 먹힐 정도로 GM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다. 그러던 GM은 1980년대에 미국과 독일차에 밀려 경영위기에 몰렸다가 때마침 1985년 플라자 협정 이후 진행된 10년간의 달러 약세에 힘입어 살아났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다시 달러가 약세에 돌아섰지만, GM은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파산설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2000년에 미국 최대자동차회사의 CEO를 맡은 왜고너 회장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선장이 되느냐, 미국 자동차 제국을 되살리는 구세주가 될 것인지의 기로에 서있다. 기실, GM 몰락의 배경에는 왜고너의 경영 패착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왜고너는 CEO 등극과 동시에 무리하게 판매 확장 정책을 취했다. 2001년 미국 경제가 9ㆍ11테러로 만신창이가 됐을 때 왜고너는 무리한 마케팅 정책을 펼쳤다. 당시만 해도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의 CEO가 마케팅을 밀어붙이자 경쟁사들은 2002년 무이자 대출판매로 대응했고, 그 결과로 경기가 좋지 않은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는 기현상이 빚어졌으며, 자동차 산업에 일종의 거품이 형성됐던 것이다. 당시 일부 자동차 회사는 직원 할인이 적용된 가격에 차를 팔기도 했고, 차량 할인금액으로 8000달러를 제시하는 업체까지 등장할 정도로 마케팅 전쟁을 벌였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무리한 팽창 정책을 벌이는 왜고너 CEO에 불평과 우려를 털어냈지만, 당시 그는 “푸념하지 말고 게임을 즐기라”며 이런 지적을 일축했다. 그 결과를 지금 맞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이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왜고너의 경영 전략이 실패작임이 드러났다. 왜고너는 기름 먹는 하마나 다름없는 픽업트럭과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집착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급등할줄 예상치 못한 것이다. 경쟁사인 도요타가 고유가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에너지절약형 차량으로 쏠릴 것을 간파하고 연비 효율이 높은 중ㆍ소형차 개발에 매진한 것과는 대비된다. 그 결과는 GM의 추락이다. GM은 세계 자동차 업계 랭킹 1위의 자리를 지난해 간신히 유지했지만, 올해는 그 자리를 도요타에 내줄 것이 확실시되고, 미국 시장에서도 도요타에게 밀릴 가능성도 나온다. 판매가 둔화되면서 GM은 지난 2005년 10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래 2006년 20억달러, 2007년 387억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7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올해로 4년째 내리 적자행진이다. 이에 메릴린치가 “GM이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려면 150억달러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고, 시장이 악화될 경우 파산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코너에 몰린 왜고너는 침몰하는 GM 구하기에 나섰지만 방법은 재래식이다.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을 자르는 일이다. 지난 6월 왜고너 회장은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소재한 트럭 공장과 SUV 생산 공장 등 총 네 곳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고유가 시대를 맞으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은 앞으로 소형차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경영전략이 잘못됐고, 경쟁사인 도요타의 전략이 옳았음을 간접 시인한 것이다. 그는 이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브랜드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팔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아 공룡기업의 생존에 주력할 것임을 선언했다. 공장 폐쇄 조치에 따라 GM은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미 공장의 트럭 생산이 70만대나 줄어들게 된다. GM은 허머 외에도 핵심 브랜드인 캐딜락과 시보레를 제외한 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매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성 검토를 하고 있다. 지난 6월말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일주일간 승용차와 트럭을 대상으로 최장 72개월 무이자 할부 판매에 나섰고, 한국 GM대우가 생산하는 초미니카 ‘비트’를 미국시장에 판매키로 결정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GM의 6월 미국 시장점유율은 당초 도요타에게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2.1%를 기록해 도요타(16.3%)를 제쳤다. 하지만 6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8%줄어 위기감은 여전하다.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인 왜고너는 지난 1977년 GM 뉴욕사무소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했다. 그 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요직을 거쳐 47세인 지난 2000년 6월 CEO에 올랐고, 2003년 5월부터 회장과 CEO를 겸해 왔다. 왜고너는 지난 2005년에도 실적 악화에다 부품 자회사 델파이와의 거래를 변칙 회계 처리한 혐의로 낙마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왜고너는 지금 또다시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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