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해에 이어 파업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퇴직금 누진제 신설 등 노조 측의 세부적 요구사항은 180개가 넘는다.
12일 현대차와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3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며 결과는 찬성 쪽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실패를 선언하면 현대차 노조는 20일부터 파업할 수 있다. 파업 규모는 14만대의 생산 차질(2조원 상당)을 빚었던 지난해 부분 파업에 비해 적지 않을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사업장 단위를 넘어 사회 전체와 연결된 대형 이슈가 없음에도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점이 특이하다. 지난 2011년에는 타임오프라는 이슈를 다뤘지만 파업 없이 무급ㆍ유급 전임자를 법 테두리에 맞게 정했다. 2012년에는 부분 파업은 있었지만 주간연속 2교대 전격 도입에 노사가 합의했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의 경우 이 같은 대형 이슈가 없기 때문에 협상이 더 어렵게 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대형 이슈가 있을 경우는 해당 사안만 합의되면 다른 요구들은 뒤따라 풀리고는 했다"면서 "올해는 굵은 이슈가 없는 대신 다양한 요구가 터져나왔고 그 때문에 협상이 더 어렵게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은 70여개로 이뤄져 있고 세부항목은 180개가 넘는다. 기본급 13만498원(평균 6.9%) 인상, 정년 59세에서 61세로 연장,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퇴직금 누진제 신설, 대학 미진학 자녀에게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원 지급 등이 주요 요구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요구는 2012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인데 이는 실제 얻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카드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누가 봐도 일반의 정서에 맞지 않는 요구들이 많다"면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대한 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