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스타즈IR] 현대제철, 고급강 시장 적극 공략… 수익성 개선 기대

'보스포러스 3교량' 건설에 고성능 후판 국내 첫 공급

봉형강 제품 수요 급증… 하이스코 합병 시너지도


지난해 9월 완공된 현대제철 당진공장 1~3고로가 연기를 내뿜으며 힘차게 가동되고 있다. 1~3고로는 자동차 강판과 후판과 같은 고부가가치 강판의 주원료인 쇳물을 생산한다. /사진제공=현대제철

지난해 고로 3기 완공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일관제철소로 거듭난 현대제철(004020)이 고급강을 내세우며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2년 539만톤 수준이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2013년 634만톤으로 17.6% 늘렸으며 올해도 국내외 굵직한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품목의 고급강을 적용해 고급강 시장을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에 건설되는 총 길이 2,134m의 '보스포러스 제3교량'에 소요되는 후판 4만3,000톤을 전량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의 초장대교량 건설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보스포러스 공사에 유럽 규격의 고성능 후판 S460ML 강종을 국내 최초로 대량공급한 것이다.

보스포러스 제3교량에 적용되는 고성능 후판은 TMCP공법(온도제어 압연 기술)으로 제작됐으며 영하 50도 극한 환경에서 강도와 용접 성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우수한 가공성을 갖춘 제품이다. 현대제철은 고성능 후판 생산효율 극대화와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난 4월 연간 200만 톤의 고부가가치 후판제품 생산이 가능한 1후판 공장 증설공사를 완료했다. 이로써 1·2후판을 합쳐 총 350만 톤의 후판 생산능력을 갖췄다.


후판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봉형강 제품도 현대제철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지난 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이후 건축물에 대한 안전 의식이 높아지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SHN)'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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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N은 종류에 따라 진도6 규모의 지진을 견디는 것은 물론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지닐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건축용 강재다. 외부충격에 최적화된 고내구성뿐만 아니라 저온에서도 깨지지 않고 견디는 저온인성이 특징이다. 이러한 강재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보고타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처럼 미국강재규격(ASTM)을 사용하는 남미시장에서도 현대제철의 SHN이 사상 첫 적용되는 등 안팎에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SHN은 '철강 제품은 큰 차이가 없다'는 통념을 넘어 2005년 개발을 시작한 이후 수년간 노력 끝에 빛을 본 제품이다. 이후 SHN은 건설자재 철강시장에서 제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려갔으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에서도 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SHN의 수요는 개발 직후인 2006년 400톤 수준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5만7,000톤으로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23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밖에 차체 경량화를 위한 자동차용 고강도강, 자동차용 특수강, 해양구조용 형강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으며 꾸준한 연구개발로 차세대 철강 시장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자동차강판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를 일축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철근, H형강 등 봉형강류와 자동차강판, 후판 등 판재류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수요산업의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분할·합병한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부가 안정화되면서 통합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있어 올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시장에서도 현대제철의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전승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로 투입 원가가 철광석 업체들의 할인 판매 등으로 기대 이상으로 감소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현대제철의 2·4분기와 3·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각각 3,617억원과 3,149억원으로 시장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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